서울대병원, 전국 교통사고 어린이 7천명 분석결과
"하교 때 사고 많지만, 중증손상은 등교시간 주의"


어린이·청소년 보행자 교통사고는 하루 중 오후 5시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병원과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응급의학과 공동 연구팀은 2013∼2016년 사이 보행 중 교통사고를 당해 전국 23개 병원 응급실을 찾은 15세 이하 환자 6천958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응급의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어린이 보행자 교통사고, 오후 5시가 가장 빈번"
논문에 따르면 4년 동안 보행 중 교통사고를 당해 숨진 어린이는 총 52명(0.8%)이었다.

어린이 교통사고는 오전 9시 이후부터 점점 증가하기 시작해 오후 5시에 최고조를 기록했다가 다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이 중 오후 5시대에 하루 어린이 교통사고 중 12.4%(865건)가 집중됐으며, 사망률도 1.0%(9건)로 평균치를 웃돌았다.

하루 중 시간대별 교통사고 발생 비율은 오후 2∼8시가 62%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오전 8시∼오후 2시 23.2%, 오후 8시∼오전 8시 14.8%였다.

주목할 부분은 교통사고에 따른 중증 손상 비율로만 보면 오전 8시∼오후 2시 사이가 10.5%로, 오후 2∼8시(8.0%), 오후 8시∼오전 8시(7.2%)보다 오히려 더 높았다는 점이다.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경우도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사고를 당한 어린이가 가장 많았다.

이는 어린이 교통사고가 하교나 방과 후 야외 활동 과정에서 빈발하지만, 등교 시간이나 수업 시간에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오히려 손상의 중증도는 더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어린이 보행자 교통사고, 오후 5시가 가장 빈번"
이번 조사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어린이들은 초등학생(44.9%), 미취학 아동(40.3%), 중학생(14.8%) 순으로 많았다.

연구책임자인 홍기범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독일의 경우 트럭에 센서를 장착해 2.5m 이내에 사람이 접근하면 경고음이 울리도록 하는 등 나라마다 어린이 교통사고 특성에 맞춘 예방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교통사고가 잦은 시간대와 중증환자 발생빈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어린이 보행자 교통안전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