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달리 대미 무역적자국…철강교역 구조 차이도

미국 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관세를 면제하는 조건으로 제시한 쿼터(수입할당)를 대상 국가마다 다르게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국가는 우리나라가 미국과 합의한 70%보다 더 높은 비율의 쿼터를 받았는데, 국가별 대미 철강교역 구조와 무역수지 등의 차이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6일 미국 무역 전문매체 '인사이드 US 트레이드'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25% 추가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철강 수출량을 최근 3개년도 평균의 135%로 제한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아르헨티나 철강협회는 아르헨티나가 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135%인 18만t을 쿼터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과 관세 면제 협상을 원칙적으로 타결했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는 않았다.

업계에서는 아르헨티나가 100%가 넘는 쿼터를 받은 이유로 주요 철강 수출국이 아니라는 점을 지목한다.

아르헨티나의 지난해 대미 수출은 20만t으로, 29위에 불과하다.

아르헨티나가 현재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으로 '철강 글로벌 포럼'을 이끄는 점도 고려됐다는 분석이 있다.

'철강 글로벌 포럼'은 G20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등 33개국이 철강 공급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2016년 12월 출범한 회의체로, 미국은 포럼을 통해 중국의 철강공급을 줄이려 하고 있다.

브라질은 완제품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49만t)로 수출을 제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미 수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반제품에 대한 쿼터는 3개년도 평균의 100%(350만t)다.

미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브라질은 대미 2위 수출국으로, 지난해 466만5천t을 수출했다.

이 두 쿼터를 적용하면 브라질의 대미 철강 수출은 지난해 대비 14.5% 감소하게 된다.

미국이 브라질산 철강 반제품에 100% 쿼터를 설정한 이유는 상당수 미국 철강업체가 브라질 반제품을 수입해 완제품으로 가공하기 때문이다.

브라질 정부는 미국과 협상하면서 이런 양국 철강산업의 상호 보완관계를 강조했다.

브라질 정부에 따르면 대미 철강 수출의 약 80%가 미국 철강업계가 사용하는 중간재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미 철강 수출의 0.2%만 중간재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산 철강 환적 문제가 없으며 대미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국가별 철강쿼터 '제각각'… 아르헨 135%·브라질 70∼100%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