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11월 9일 문을 연 삼성서울병원이 개원 30년을 맞았다. 삼성서울병원은 8일 지하 1층 대강당에서 기념식을 열었다.박승우 삼성서울병원 원장은 "30년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며 "국내 의료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병원 가족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박 원장은 미래의료을 향한 대전환을 예고했다. 그는 "30년 간 '최고의 실력으로 중증 고난도 치료를 잘 하는 병원'이란 가치를 추구해왔다"며 "이제 의료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다짐과 함께 담대한 여정의 출발을 알린다"고 했다.성장 동력으로 중증 분야 강화를 위한 연구를 꼽았다. 박 원장은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하는 지능형 병원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병원의 미래상으로 연구플랫폼을 제시했다.연구분야에서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글로벌 제약사와 융합연구를 활성화해 가치있는 연구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차세대 의학 기술 중심 분야인 유전자 검사를 이용한 개인 맞춤 치료를 위해 연구 역량도 강화할 계획이다.진행 중인 리모델링은 중증, 응급 및 희귀질환 중심 병원 철학에 맞춰 진행한다. 내년 새로 들어서는 감염병 대응센터를 통해 미래 중증 감염병 질환에 대비할 계획이다. 사람 중심, 환자 중심 병원 문화의 뿌리가 더 튼튼해지도록 역동적인 조직문화를 전파할 계획이다. 박 원장은 "이미 새 시대를 여는 변곡점을 지났고 지금의 영광에 머물러 있을 여유가 없다"며 "30주년 설립 당시 이념 그대로 미래의료를 앞당겨 실현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8일 강원 평창군 진부면 송어축제장에서 개막한 2024평창고랭지김장축제장에 많은 방문객이 몰려 성황을 이루고 있다. 평창에서 생산된 고랭지 배추와 신선한 국내산 재료를 이용해 직접 김치를 담그는 평창고랭지김장축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방문객이 늘고 있다.특히 올해는 기상이변으로 인해 배추값이 금값이 되면서 축제 예약사이트가 열리자마자 마비될 정도로 신청자들이 몰리고 있다. 김장 비용은 10㎏ 6만4,000원, 20㎏ 12만2,000원이고, 총각(알타리)무 김치는 7만원으로 담근 김치는 현장에서 택배 발송이 가능하다. 평창군 제공
‘감각의 제국’ 아마도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심한 노출과 실제 정사 장면으로 논란이 되었던 이 영화를 쉬이 떠올릴 것이다. 한국에는 수위 문제로 한참 후에나 편집되어, 프랑스어 제목인 ‘L'Empire des Sens’를 번역한 ‘감각의 제국’이란 제목으로 수입되었다. 성적 욕망이 끝으로 치달아 상대를 죽이고 성기를 잘라 며칠을 들고 돌아다니다 잡혀갔다는 극단적인 결말을 가진 일본 실화 바탕의 영화다. 그러니 볼 생각도 없었고 여전히 보고 싶지도 않지만 언제나 제목만큼은 20대부터 마음에 큰 울림을 남겨왔다. 감.각.의.제.국! 실존하는 통치권이 아니라 어떤 공간을 세련된 절대 감각으로 다듬어 완성한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 곳이 아닐까? 생각만 해도 설레고 누군가 그 실체를 이룰 수만 있다면 그 눈부신 성과는 얼마나 값질지를 상상하며 막연한 동경을 가져왔다. 그 공간이 크든 작든 혹여 나만의 감각의 제국을 일궈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줄곧 꿈꾸듯 그려왔다. 그런데 그렇게나 찾아 헤매던 감각의 제국을 드디어 발견했다. 우연히 들렀던 일본의 시골 마을, 건축 기행의 일환으로 스치듯 방문한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 독특한 이름의 공간에서 바로 그 감각의 제국을 발견한 것이다. 문화적이고 감각적인 것에 관심을 쌓고 취향을 단련하기 위해, 정성 들여 일군 시설과 공간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면서 이제나저제나 감각의 제국을 꿈꿔왔다. 그렇게 찾아 헤맨 그곳이 멀지 않은 일본의 시골 어딘가에 있었다는 놀라움과, 또 지극한 부러움을 안고 인생 반세기 만에 발견한 감각의 제국, '에노우라 측후소' 방문기를 작성해 본다.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