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장인들이 만든 고악기 4점 경매 나온다
‘고악기를 미술품 경매로 팔고, 그 악기로 연주회도 연다.’

미술품 경매회사 K옥션은 오는 2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여는 경매에 프랑스 악기장인 그랑 베르나르델을 비롯해 장 밥티스트 비욤, 네스토르 오디노 등이 제작한 바이올린 네 점을 출품한다고 6일 발표했다.

K옥션은 또한 경매할 악기로 8일 오후 5시30분 파크하얏트부산에서, 12·19·22일 오후 2시30분 신사동 사옥에서 연주회를 연다. 고악기 부문의 신도영 고문이 진행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고악기 관련 정보를 접하고 음색도 감상할 수 있다.

K옥션이 국내 미술품 경매에서 고악기의 예술적 가치를 다루는 것은 지난 3월 이후 두 번째다. 숭고한 장인정신이 반영된 100년 이상 된 명품악기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예술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악기장인 베르나르델이 1832년 제작한 바이올린(사진)은 추정가 9500만~1억4000만원에 나온다. 각국 음악 애호가들로부터 최고 수준의 빈티지 악기로 인정받는 이 악기는 수리와 복원을 모두 마쳐 상태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욤이 1851년 제작한 바이올린은 추정가 7000만~9500만원에 오른다. 비욤은 1872년 프랑스 파리에 공방을 만들어 3000개 이상의 바이올린을 제작하며 19세기 최고의 장인들을 배출했다. 그의 바이올린은 어두운 오렌지 브라운 색상에 크고 깊은 울림의 완숙한 사운드를 지녔다.

네스토르 오디노가 1884년 제작한 바이올린은 추정가 8500만~1억1000만원이다. 이탈리아 현악 명기 스트라디바리와 과르네리를 기본 모델로 삼았다. 단풍나무로 만들어져 특유의 강인한 톤과 매력적인 소리의 울림이 특징이다. 균일하게 칠해진 투명한 붉은색 계열의 바니시가 아름다움을 더했다. 실베스트레와 마코텔이 함께 만든 바이올린(3500만~5000만원)도 새 주인을 찾는다.

경매에 출품된 바이올린 네 점은 ‘바인앤드푸시(Bein&Fushi)’의 보증서를 지녔기 때문에 확실한 감정 절차를 거친 악기라는 게 K옥션의 설명이다. 바인앤드푸시는 1976년 설립된 미국 시카고의 고악기 전문 악기상으로 높은 수준의 수리와 복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손이천 K옥션 홍보팀장은 “보증서에는 악기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평가가 포함돼 있다”며 “요요마, 기돈 크래머, 조슈아 벨, 나이젤 케네디 등이 바인앤드푸시의 주요 고객”이라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