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형 AI' 앞세운 G7 씽큐… 냉랭한 스마트폰 시장 녹이나
LG전자가 인공지능(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플래그십 스마트폰 LG G7 ThinQ(씽큐)를 공개했다. 한동안 얼어붙은 스마트폰 시장이 다시 달아오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AI 기능 무장한 G7 씽큐

LG전자는 지난 3일 G7 씽큐를 공개했다. 플래그십 브랜드 G시리즈의 최신작이다. 브랜드를 바꿀 수 있다는 추측도 있었지만 기존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AI 기능을 넣은 제품에 붙이는 자사 브랜드 ‘씽큐’를 달았다.
'공감형 AI' 앞세운 G7 씽큐… 냉랭한 스마트폰 시장 녹이나
지난달 선보인 V30S 씽큐에 적용한 음성 AI와 카메라 편의성을 높인 비전 AI 등 ‘공감형 AI’를 한층 더 발전시켰다는 설명이다. 고감도 마이크를 장착해 최대 5m 밖에서도 목소리를 알아듣고 명령을 수행하는 ‘원거리 음성인식’ 기능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음성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바로 실행하는 ‘구글 어시스턴트 키’도 넣었다. 국내에 출시한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구글 렌즈’를 장착해 카메라를 비추기만 하면 건물이나 동식물, 책 등을 인식해 관련 정보를 찾아준다. 구글 어시스턴트 키를 빠르게 두 번 누르면 바로 구글 렌즈 기능이 구동된다.
'공감형 AI' 앞세운 G7 씽큐… 냉랭한 스마트폰 시장 녹이나
카메라는 전면 800만 화소, 후면은 초광각과 일반각 모두 1600만 화소를 지원한다. 카메라로 사물을 자동으로 인식해 대상에 따라 화각·밝기·대비 등을 추천해주는 ‘AI 카메라’ 기능은 기존 8개에서 19개로 늘어났다. 공감형 AI는 홈 사물인터넷(IoT)에도 적용할 수 있다. LG 스마트 가전을 자동으로 찾아 연결해주는 ‘Q링크’를 내장해 한 번 등록하면 세탁기, 공기청정기, 냉장고 등의 상태를 한눈에 보여준다.

“애플보다 노치 스크린 먼저 기획”

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X(10)과 같은 형태의 노치 스크린을 적용해 상단 수화부 양옆까지 스크린 영역을 넓혔다. ‘뉴 세컨드 스크린’이라고 이름 붙인 이 영역은 사용자가 용도를 선택할 수 있다. 아이폰X처럼 메인 화면과 합쳐 하나의 화면으로 넓게 쓸 수도 있고 일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처럼 상태 표시줄로 쓰는 것도 가능하다. 황정환 MC사업본부장(부사장)은 발표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노치 스크린은 화면 일부를 덜어낸 것”이라며 “세컨드 스크린은 이용자에게 좀 더 화면을 보여주자는 플러스 개념으로 애플보다 먼저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V30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적용한 것과 달리 G7 씽큐는 6.1인치 크기의 LCD(액정표시장치)를 장착했다. ‘밝기 부스트’ 기능을 이용하면 일반 스마트폰보다 두 배 가까이 밝은 1000니트까지 화면 밝기를 높여 대낮에도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 황 본부장은 “V시리즈는 OLED를, G시리즈는 슈퍼 브라이트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는 ‘투 트랙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피커 기능도 향상됐다. G7 씽큐의 내장 스피커 울림통 크기를 일반 스마트폰 대비 열 배 이상 키웠다. 나무와 철제 탁자에 스마트폰을 올려놓으면 우퍼처럼 쓸 수 있다. 이 밖에 퀄컴의 최신 모바일 칩셋인 스냅드래곤 845를 내장했고 방수·방진 최고 등급인 IP68을 지원한다. 미국 국방부의 공식 충격 테스트인 MIL-STD 810G 등급도 획득했다.

침체된 시장 부활 단초될까

G7 씽큐가 얼어붙은 스마트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지도 관심사다. 스마트폰 시장은 기기의 상향 평준화로 제품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3억454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다. 작년 4분기에도 4억2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9% 줄며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한국 시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이동통신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43만8448명이었다. 지난 2월 역대 최저치였던 39만7616명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올 3월은 삼성전자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S9 출시로 50만947명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월평균 번호이동 가입자 수가 58만 명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시장이 가라앉아 있는 셈이다.

LG전자는 역대 최대 규모 체험존과 중고 보상 판매제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4일부터 서울 용산역과 경기 하남 스타필드, 대전역 등 전국 50여 곳에서 신제품 체험 부스인 LG G7 씽큐 스퀘어를 운영하고 예약 판매가 시작되는 오는 11일부터는 전국 3000여 판매점에도 체험존을 마련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9을 자급제폰으로 출시한 데 이어 LG전자도 G7 씽큐를 자급제폰으로 공급할 계획이어서 자급제폰 활성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자급제폰은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몰이나 전자제품 상가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기계만 구입해 통신사 상품에 가입하는 방식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