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은 8일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화가 양호한 미국 경기 전망 등에 힘입어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원화의 경우 한반도의 정세 변화와 외환시장 정책투명성 개선에 힘입어 강세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달러화 강세를 들고 나왔다"며 "지난해 달러화 약세와 법인세 인하, 그리고 올해 인프라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미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와 내년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지난해 9월 2.1%와 2.0%에서 최근 2.7%와 2.4%로 수정한 점을 김 연구원은 짚었다. 반면 금리 상승과 달러화 약세로 미국을 제외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경기둔화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에 유로화 약세와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 무역적자의 54%가 중국 때문에 발생하는데 달러화 약세로 중국의 수출을 막을 수는 없다"며 "올해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 효과가 나타날지 모르는 달러화 약세보다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중국 때리기로 방향을 틀었다"고 진단했다.

또한 원화 역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대외정책이 전반적인 달러화 강세에 기초하겠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외환시장개입 투명성 압박을 늦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해외자본의 외환시장 유입 채널을 차단하자 정부의 영향력이 다시 강해지기는 했다"면서도 "북한 핵위협이 사라지고 외환시장에 대한 정책투명성도 높아지면 연간 1000억달러 이상 무역흑자를 내고 있는 한국 원화는 글로벌 달러와는 무관하게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