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이 임박한 가운데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전용기를 타고 중국 다롄(大連)시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정황을 볼 때 이 인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자국 항공모함 시험 운항식에 참석하기 위해 다롄시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져, 회동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8일 대북 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한 최고위급 인사는 지난 7일 전용기 편으로 다롄시 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중국 측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둬웨이(多維) 등 중화권 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와 동일한 기종인 일류신 62형 비행기가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 비행기에는 고려항공 표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롄시 방추이다오(棒槌島) 영빈관은 삼엄한 경비 속에 주변 도로가 통제된 상태다. 다롄의 방추이다오는 북중이 비밀 회담을 하던 섬으로, 김일성과 김정일이 덩샤오핑(鄧小平) 등 중국 지도부와 은밀히 회동하던 장소 중 한 곳이다.

관계자 등은 "의전 정황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만약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3월 말에 이어 다시 중국을 찾았다면 비밀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뿐만 아니라 대량살상무기(WMD)의 영구적 폐기까지 요구하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다급해진 북한이 다시 한 번 중국에 접촉을 시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 3월 말 김정은 위원장은 베이징을 방문해 남북, 북·미로 쏠린 협상의 균형 추를 맞춰낸 바 있다. 나아가 중국을 우군으로 북·미 협상 테이블의 균형추를 맞추려는 의지를 조만간 표명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다롄시에 방문한 북한 인사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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