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금고 3년, 갑판원 집행유예 2년…"치명적 결과 발생"
'15명 사망' 낚싯배 사고… 급유선 선장·갑판원 금고형
지난해 12월 인천 영흥도 해상에서 낚시 어선을 충돌해 15명을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급유선 선장과 갑판원이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8단독 심현주 판사는 9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업무상과실치사·치상 및 업무상과실선박전복 혐의로 기소한 급유선 명진15호(336t급) 선장 전모(39)씨에게 금고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명진15호 갑판원 김모(47)씨에게는 금고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심 판사는 전씨에 대해 "선장으로서 육안은 물론 레이더를 이용해 접근하는 선박을 보며 충돌을 피하려는 적극적인 조치를 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평소 항해 중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시청한 모습이 선내 폐쇄회로(CC)TV에 남아 있고 사고 당일에도 유튜브에 접속한 기록이 남은 점으로 볼 때 사고 당시도 비슷한 상황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지적했다.

심 판사는 "의무 위반 내용이 중대하고 15명이 사망한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했다"면서도 "상대 선박인 낚시 어선도 경계 의무를 소홀히 했고 사고 직후 생존자를 구조하기 위해 노력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금고형을 선고받으면 강제 노역만 하지 않을 뿐 징역형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구속돼 교도소에 수감된다.

재판부는 갑판원 김씨에 대해서는 사고 당시 당직 근무자임에도 조타실을 비워 견시 보조를 하지 않은 과실은 인정하면서도 주의의무 위반 정도가 선장보다는 중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 집행을 유예하고 석방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3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전씨와 김씨에게 금고 4년과 금고 3년을 각각 구형했다.

동서 사이인 전씨와 김씨는 지난해 12월 3일 오전 6시 2분께 인천시 영흥도 진두항 남서방 1.25㎞ 해상에서 낚시 어선 선창1호(9.77t급)를 들이받아 낚시객 등 15명을 숨지게 하고 7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충돌 후 전복된 선창1호에는 당시 22명이 타고 있었다.

숨진 15명 외 '에어포켓'(뒤집힌 배 안 공기층)에서 2시간 40분가량 버티다가 생존한 낚시객 3명 등 나머지 7명은 해경 등에 구조됐다.

전씨는 사고 직전 낚시 어선을 발견하고도 충돌을 막기 위한 감속이나 항로변경 등을 하지 않았고, 김씨는 전씨와 함께 '2인 1조' 당직 근무를 하던 중 조타실을 비워 관련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희생자 유가족 29명은 최근 정부와 선장 전씨 등을 상대로 총 120억2천800여만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