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이 9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를 찾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이 9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를 찾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감독체계 개편은 전체적으로 정부 조직개편과 맞물린 문제”라며 “새 금융감독원장이 왔다고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9일 밝혔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금융감독체계 개편 방안으로 제시해온 ‘금융정책과 감독의 분리’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8일 취임 일성으로 금감원 독립성 확보를 강조했던 윤 원장과는 다른 소신을 최 위원장이 밝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률 담당하는 곳은 금융위”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금감원의 독립성을 강조한 윤 원장 발언에 공감한다”며 “금융위도 금감원이 그렇게 운영될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앞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금융위와 금감원을 ‘혼연일체’라고 표현한 것처럼 금감원은 금융위 설치법에 따라 만들어진 기관”이라고 주장했다. 관련법상 금감원의 상위 관리기관이 금융위라는 사실을 재차 강조한 말이다. 그는 이어 “금융혁신을 위한 법령 제·개정 창구는 금융위”라며 “금융위와 금감원은 유기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그동안 금감원이 금융위의 관리감독을 받는 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금융산업을 진흥하는 임무를 띤 금융위 아래 금감원이 있다 보니 감독정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었다는 게 윤 원장의 설명이다. 정책 업무는 경제부처에서 담당하고 감독업무는 독립된 민간 공적기구에 맡기자는 의견도 내놨다.

◆“은행 희망퇴직 적극 나서야”

최 위원장은 이날 삼성생명에 대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할 방안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거듭 압박했다. 그는 지난달 20일에도 “금융사가 보유 중인 대기업 계열사 주식을 매각할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며 사실상 삼성그룹을 겨냥한 바 있다.

최 위원장은 “경영권 문제가 있다면 현실적인 방안을 가장 잘 아는 해당 회사가 스스로 방법을 찾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이) 계열사 매각방안을 가져오면 금융당국도 앞으로 정책 결정이나 입법 과정에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삼성그룹이 지분 처리 방안을 가져오는 것을 무작정 기다리지만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최 위원장은 금융소비자 보호가 미흡한 금융사에 대해 상품판매 제한 등 일부 영업을 정지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소비자보호가 미흡한 금융사에 대해선 업무 추가 등에 대한 인가를 할 때 페널티를 주거나 매우 미흡하면 판매 제한 등 일부 영업을 정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분야 중 첫 번째 ‘타깃’은 보험 분야로 선정해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기준 전체 금융민원 중 보험권 비중이 62.5%에 달할 정도로 보험 관련 민원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최 위원장은 “희망퇴직 대상자에게 퇴직금을 많이 주면 10명이 퇴직할 때 젊은 사람 7명을 채용할 수 있다”며 “은행들이 퇴직금을 올리는 것을 권장하고 인센티브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박신영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