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 좋은 인상' 취지라지만 몸무게·머리색·화장까지 간섭
"우리가 마네킹이냐 모멸감도"
항공업계의 복장 규정을 둘러싼 논란은 오래된 일이지만 진에어의 경우 너무 세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좋은 인상을 주려는 취지를 고려하더라도 유니폼과 복장, 머리 단장 등의 규칙이 너무 엄격하다는 평가다.
진에어 사내 규정에는 BMI체질지수를 기준으로 체중을 관리하라는 조항도 있다. 이 조항을 들어 몸매 관리를 요구한다는 게 직원들의 전언이다. 상급자들이 미용실에서 쓰는 염색 색상판과 30㎝ 자를 들고 다니며 머리를 검사하기도 한다. 한 승무원은 “똑바로 세워놓고 머리 색상과 길이, 손톱 길이 등을 검사할 때는 인형이나 마네킹 취급받는 것 같아 모멸감이 든다”고 했다.
근무와 무관해 보이는 조항도 적지 않다. 유니폼을 입은 채로 껌을 씹거나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 걸어다니며 음료를 마시는 것은 금지된다. 유니폼을 입은 채 안경을 착용해서도 안 된다. 진에어는 “회사 이미지와 안전을 위해 복장 규정을 정해놓은 것이지만 강압적으로 시행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서비스가 중요한 호텔업계도 복장 규정이 까다롭다. 서울 파크하얏트호텔은 색조 화장으로 자연스러운 피부색을 연출하는 것은 허락하고 있지만 스모키 화장은 금지하고 있다. 인천 그랜드하얏트호텔은 단발머리나 포니테일 스타일만 허용한다. 한 호텔 관계자는 “특급 호텔 대부분이 여름에도 넥타이를 매고 나일론 스타킹을 신으라고 한다”며 “방문객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데도 회사는 요지부동”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CGV, 하이투자증권, 샤넬 등이 색조 화장 등 복장과 관련한 세세한 규정을 둔 회사로 꼽힌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