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을 전례 없이 외부에 공개해 시장에 혼란과 충격을 줬다”고 9일 말했다. 금융위원장이 산하기관인 금감원을 이처럼 강하게 비판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본지 5월5일자 A1면 참조

최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특별감리 내용을 사전 통지하는 업무는 증권선물위원회가 금감원에 위탁한 것”이라며 “사안이 다 끝나면 금감원이 사전 통지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 적절한지 별개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의 사전 통지 공개를 상급기관인 금융위가 제한할 수 있는지 판단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특별감리 내용을 외부에 노출시킨 금감원이 정작 삼성바이오로직스에는 사전 통지 내용 공개를 금지시킨 것과 관련해 “법적 근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 위원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문제의 핵심은 분식회계 여부”라면서도 “시장에 혼란이 생긴 만큼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보유 주식 처분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삼성생명의) 자산 편중 리스크를 줄이는 게 금융안정성을 확보하는 핵심이고 우리 관심 사항”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의 평가법을 기존 원가 기준에서 시가 기준으로 바꾸는 것과 관련해선 보험업 감독규정보다는 법 개정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 위원장은 금감원의 독립성에 대해선 “금감원은 금융위설치법에 따라 설치된 기관으로 금융위와 선을 긋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신영/하수정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