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9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특별감리 내용을 언론에 밝힌 금융감독원을 강하게 비판한 것은 정부 내부의 전반적인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 위원장에 앞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최 위원장과 비슷한 톤으로 금감원을 비판했다. 김 부총리는 “(금감원의 특별감리 내용 공개로) 1주일 정도지만 시장에 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감리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결정이 난 뒤 알렸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폐지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의적 분식이라고 결론이 나면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실질심사를 하고 투자자 보호 문제 등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과정에 특혜가 있었던 건 아니냐는 지적에는 “유망기업 유치를 위해 적자기업도 상장시키는 건 미국 나스닥, 홍콩도 하는 것”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나스닥 상장요건도 갖췄었고 국내 상장 규정을 고친 건 문제삼을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가 금감원의 특별감리 내용 사전공개를 향후 금지할지도 관심이다. 최 위원장이 “금감원이 특별감리 내용을 사전에 공개해도 되는지 검토하겠다”고 해서다. 금융위는 금감원의 업무·운영·관리를 지도·감독할 권한이 있다.

김 부총리와 최 위원장의 잇단 비판에 금감원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특별감리와 관련해 사전통지서를 언론에 알린 것은 사안이 크고 다수의 시장참여자가 연관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감리에서 어떤 문제점을 발견했는지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의견을 밝힌 바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금융위는 오는 17일 감리위원회를 열고 금감원이 보고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특별감리 결과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최 위원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이해 관계가 있는 인사는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 심의과정에서 배제할 것을 지시했다.

박신영/전예진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