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증시, MSCI 편입 후 27년째 '제자리'… 선진시장 문턱서 번번이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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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본토 주식 MSCI 편입
MSCI '역외 원화시장' 개설 요구에
韓정부 "금융시장 불안정 우려" 난색
외국인 투자등록제 폐지 놓고도 충돌
MSCI '역외 원화시장' 개설 요구에
韓정부 "금융시장 불안정 우려" 난색
외국인 투자등록제 폐지 놓고도 충돌
중국본토 주식(A주)이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되면서 중국 증시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 증시와 ‘같은 등급’으로 평가받게 됐다. 1992년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된 한국 증시는 지난 10년간 MSCI 선진국지수로의 ‘격상’을 시도했지만 제자리걸음이다. 자유로운 환전을 요구하는 MSCI의 의견과 소규모 개방경제의 특성상 외환시장 안정이 중요하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2008년 MSCI 선진국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에 올랐지만 2014년부터 빠졌다. MSCI는 선진국지수 편입 요건으로 시장 접근성을 확대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한국 정부가 거부했다. 반면 중국은 2013년 MSCI 신흥국지수 편입 관찰대상에 오른 뒤 4년 만에 편입 결정을 받는 데 성공했다.
한국이 선진국지수에 편입되지 못하는 이유는 정부와 MSCI의 의견 차 때문이다. MSCI는 국내 은행을 거치지 않고 24시간 환전이 가능한 역외 원화시장 개설을 요구하고 있다. 외국인에 대한 투자등록제도도 없애달라고 주장한다.
한국 정부는 MSCI 요구가 무리하다고 지적한다. 역외 원화시장을 개설하면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인 한국의 특성상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외국인 투자등록제도를 없애면 주체도 불분명한 외국인 투자자들 때문에 시장이 교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해 외환시장 정책의 큰 줄기를 바꿀 생각은 없다”며 “선진국지수에 편입된다고 해도 국가 신인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선 한국 정부가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국적 지수산출 기업 때문에 정부 정책을 바꿀 순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면 외국인 자금 유출로 인한 증시 타격을 피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막대한 글로벌 투자금이 지수산출 기관의 잣대에 따라 움직이는 현실을 외면한 채 개선 노력을 게을리한다면 국내 증시의 저평가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한국은 2008년 MSCI 선진국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에 올랐지만 2014년부터 빠졌다. MSCI는 선진국지수 편입 요건으로 시장 접근성을 확대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한국 정부가 거부했다. 반면 중국은 2013년 MSCI 신흥국지수 편입 관찰대상에 오른 뒤 4년 만에 편입 결정을 받는 데 성공했다.
한국이 선진국지수에 편입되지 못하는 이유는 정부와 MSCI의 의견 차 때문이다. MSCI는 국내 은행을 거치지 않고 24시간 환전이 가능한 역외 원화시장 개설을 요구하고 있다. 외국인에 대한 투자등록제도도 없애달라고 주장한다.
한국 정부는 MSCI 요구가 무리하다고 지적한다. 역외 원화시장을 개설하면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인 한국의 특성상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외국인 투자등록제도를 없애면 주체도 불분명한 외국인 투자자들 때문에 시장이 교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해 외환시장 정책의 큰 줄기를 바꿀 생각은 없다”며 “선진국지수에 편입된다고 해도 국가 신인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선 한국 정부가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국적 지수산출 기업 때문에 정부 정책을 바꿀 순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면 외국인 자금 유출로 인한 증시 타격을 피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막대한 글로벌 투자금이 지수산출 기관의 잣대에 따라 움직이는 현실을 외면한 채 개선 노력을 게을리한다면 국내 증시의 저평가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