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왼쪽), 트럼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왼쪽), 트럼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송환 사실이 전해지고 1시간30여분 만인 오후 11시20분부터 25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심야 전화통화를 했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 요청으로 긴급히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억류자 귀환에 대한 축하 인사를 전하고, 이번 귀환이 향후 북·미 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결과를 공유했다. 두 정상은 특히 북·미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서 떠난 직후 며칠 내 회담 시기와 장소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사전에 상당한 정보를 전달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앞서 청와대는 북한 억류 미국인 송환 사실이 전해지자 환영을 나타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북한이 미국인 억류자 세 명을 송환조치키로 한 결정을 환영한다”며 “북한의 이 같은 결단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매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인 억류자 세 명이 모두 한국계라는 점에서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 여섯 명의 조속한 송환을 요청한 바 있다”며 “남북 간 화해와 한반도에 불기 시작한 평화의 봄기운을 더욱 확산시키는 의미에서 우리 억류자들의 조속한 송환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으로 출발한 시점에 맞춰 우리 측에 방북 사실을 미리 알려왔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의 송환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환영 성명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