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인재 놓칠라' 학기 초부터 내정 통보
게이단렌 회원사도 '간담회' 등 명목 사실상 채용절차 진행


내년 봄 일본 대졸 예정자의 42.2%가 벌써 기업으로부터 취업 내정을 통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학기가 시작된 지 한달 남짓만에 10명 중 4명 이상의 취업이 이미 결정된 셈이다.

취업정보 업체 디스코가 8일 발표한 내년 봄 대학 및 대학원 졸업 예정자의 5월1일 현재 취업 내정률은 42.2%로 4월1일 시점 조사때 보다 23.4 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점 보다 4.7 포인트 높은 것이다.

또 다른 취업정보 업체 마이나비가 같은 날 발표한 조사에서는 취업활동을 하는 학생은 한명당 평균 1.5개사로부터 내정통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작년 같은 시점에 비해 0.1개사 늘어났다.

디스코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기업들이 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 조사에서는 5월 이전에 면접을 시작한 종업원 1천명 이상의 기업이 76%에 달했다.

작년보다 15포인트 높은 수치다.

경영자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은 3월에 회사 설명회, 6월에 "면접 등의 채용전형"을 시작하도록 한 규정을 준수할 것을 회원 기업에 요청하고 있으나 게이단렌 비회원사인 외국계 기업과 스타트 업, 컨설팅사 등이 일찍부터 내정통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쿠텐(樂天)과 퍼스트리테일링 등 연중채용을 시행하는 기업들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게이단렌 회원사 중에도 취업전형을 몰래 앞당겨 실시하는 기업이 드물지 않다고 한다.

한 대형 소재업체는 '동문 방문'을 3차례 통과한 학생에게 내정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류회'나 '간담회' 등의 명목으로 사실상 면접을 하는 기업도 상당수다.

6월1일부터 전형을 시작하는 기업도 학생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해상화재보험은 입사원서 제출자를 대상으로 사원방문 신청을 받고 있다.

4월 초 도쿄(東京) 신주쿠(新宿)의 한 빌딩에서 열린 기업합동설명회장은 막 4학년이 된 대학생들로 붐볐다.

이날 설명회에는 75개사가 참가했다.

업체 채용 담당자들은 "설명만이라도 들어봐 달라"며 학생들을 잡느라 바빴다.

사업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자사 직원의 일상을 만화로 만든 책자를 나누어 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되도록 많은 학생들의 눈에 띄도록 입구쪽에 부스를 설치하기 위해 주최측에 로비를 하는 회사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나비의 채용계획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2천136개사의 내년 봄 졸업 예정자 채용인원은 작년 채용실적 보다 평균 16.8% 증가했다.

6년 연속 증가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종별로는 여행·음식업 등 서비스업이 작년 실적 대비 30.8%, 제조업이 20.8%, 소매업이 20.0% 각각 증가한 가운데 금융업이 유일하게 채용인원을 0.2% 줄일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마이너스 금리로 수익이 악화된 데다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활용으로 예금과 융자 등의 업무 자동화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채용을 앞당기고 있는 배경에는 대기업의 메리트가 퇴색했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유력 종합상사 채용 담당자는 "인공지능 관련 인재를 뽑고 싶은데 손놓고 있으면 스타트업이 채 가버린다"고 털어 놓았다.

인턴십(취업체험) 기간 규정이 철폐되는 바람에 하루짜리 인턴제도를 도입, 사실상 채용절차로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난 것도 조기채용을 부채질하고 있다.

인턴십을 도입한 기업의 58.1%가 '하루짜리' 인턴십을 실시하고 있으며 24.1%는 '반나절 이하'의 인턴십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이나비 조사에서는 내년 졸업 예정자의 78.7%가 인턴십에 참가한 것으로 나타나 기업이나 학생 모두 인턴십을 채용 절차의 하나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내년 대졸 예정자 10명중 4명 이미 취업 확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