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와 남편은 결혼 전 술·담배를 즐기다 결혼 후 임신을 계기로 금연을 선언했다.
하지만 남편은 얼마 못가 다시 흡연을 시작했으며 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고 술자리가 많은 영업직인지라 A씨가 홀로 퇴근 후 아이를 돌보는 날이 많았다.
A씨는 독박 육아 및 직장 스트레스에 시달렸지만 아이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하느라 취미생활은 꿈도 꾸지 못하고 친구들 못 만난 지도 몇 년이 된 상태.
우울한 끝에 남편이 두고 간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했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꼈다.
마음속으로는 '아이 엄마가 담배라니' 죄책감도 들었지만 담배가 주는 즐거움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았던 것.
남편에게는 이 사실을 숨기고 있었지만 어느 날 아이 재우고 담배를 피우고 들어가다 퇴근하던 남편과 마주치고 말았다.
웃고 있던 남편은 급정색하며 들어갔고 이후 A씨에게 말도 하지 않는 상태라고 한다.
A씨는 "신랑을 속인 건 미안하지만 자신은 취미생활에 술 담배 다 하면서 이것 하나 이해 못해주나 싶어 서운하다"면서 "제가 그렇게 죽을 죄를 지은 것이냐"고 고민을 토로했다.
네티즌들은 "아이 아빠는 담배 피워도 되고 아이 엄마는 담배 피면 안 되나. 남편이 담배 안 피우면서 끊기를 바란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엄만 안된다는 건 무슨 경우인가", "담배가 어때서? 담배 피운다고 죄짓는 것도 아닌데...남편부터 끊으라 해라", "저희 신랑은 제 담배 심부름도 한다", "저희 부부도 같이 피우는데 물론 교육상 건강상 안 좋은 건 알지만 저 같은 경우는 술을 전혀 못하니 담배라도 피우며 스트레스를 풀어야 한다. 본인도 피우면서 상대방은 끊길 바라는 건 무리다", "숨어서 담배 피우는 엄마들 많다. 처녀 때 피우다가 애 때문에 참다 다시 피우는 것이다. 담배 피우는 여자에 대한 시선이 나쁜데 더군다나 엄마가 담배를 피운다고 하면 아직은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낙인찍힌 엄마 취급은 어쩔 수 없다. 계속 피우고 싶다면 체면 불고하고 계속 피우든 아니라면 정말 독한 맘 품고 끊어야지 숨어서 피우지는 마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강현 부부행복연구원장은 "건강과 가정경제에 도움이 않되는 흡연은 자제돼야 한다"면서 "본인부터 금연을 실천하고 아내를 설득한다면 해결이 쉬울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최 원장은 이어 "부부 갈등의 시작은 자기 흠은 작게 보이고 상대의 흠은 커 보일때 자주 발생한다. 배우자에게 원하는 점이 있다면 자신부터 실천해 보자"라고 덧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