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스라엘 프로젝트' 첫 성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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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弗 투자해 옵시스 지분 확보
고성능 라이더 생산하는 스타트업
정의선 부회장이 투자 직접 챙기며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총력
고성능 라이더 생산하는 스타트업
정의선 부회장이 투자 직접 챙기며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총력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부터 ‘이스라엘 프로젝트’에 공을 들여왔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투자해 미래차 기술을 선점하려는 시도다. 이 프로젝트의 첫 결과물이 나왔다. 옵시스라는 스타트업이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옵시스는 자동차 자율주행에 필요한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현대차는 옵시스 지분 일부를 보유하는 방식으로 이 회사와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고성능 라이더 기술 확보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옵시스에 300만달러(약 32억원)를 투자했다. 현대차는 옵시스 지분 9.7%를 확보하게 됐다. 옵시스는 산업용 및 군사용 섬유광학기술(가늘게 뽑은 유리나 투명 플라스틱을 통해 빛 또는 전기를 전송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섬유광학기술을 기반으로 광섬유 케이블, 차량제어 장치, 각종 센서 등을 생산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눈’이라 불리는 라이더(레이저센서)도 제작한다. 라이더는 레이저를 활용해 주변 물체의 위치와 거리를 측정하는 부품이다. 대부분의 자율주행차에는 최소 2~3개의 라이더가 부착된다. 문제는 가격이다. 고성능 라이더는 가격이 수천만원에 달한다. 부피도 크다. 이런 라이더를 부착했다가는 차량값이 비싸지고 차체 디자인의 폭도 좁아진다. 고성능 라이더 가격을 낮추고 크기를 줄일 수 있다면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의미다.
옵시스는 고성능의 라이더를 저렴하면서도 작은 크기로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옵시스 지분을 인수한 것도 라이더 생산 기술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2021년까지 스마트시티(자율주행을 지원하는 인프라가 갖춰진 도시)에서 4단계(목적지를 입력하면 차가 알아서 이동하는 수준)의 도심형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스라엘에서 미래차 기술 찾는다
이스라엘은 ‘창업국가’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이 생겨나는 곳이다. 현지 스타트업만 해도 7000여 개가 넘는다.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외부와 인터넷으로 연결된 자동차)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많다. 이스라엘 정부도 글로벌 기업의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최근 이스라엘 벤처캐피털 피탕고의 7번째 투자펀드에도 220만달러(약 24억원)를 출자했다. 피탕고의 7번째 펀드는 미래형 이동수단,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이스라엘 투자를 직접 챙길 정도로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해 5월 해외 출장 도중 이스라엘에 들러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스타트업 모빌아이를 방문하기도 했다. 같은해 10월에는 이 회사의 암논 샤슈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이스라엘의 유망 스타트업과 손잡고 미래 자동차 개발에 나서겠다”고 발표했고 한 달 뒤 첫 투자로 이어졌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올해 여러 건의 굵직한 인수합병(M&A) 발표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보유한 회사들이 1순위 대상으로 거론된다. 정 부회장이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장(電裝) 분야 등에서 4~5개 기업을 대상으로 전략적 M&A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고성능 라이더 기술 확보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옵시스에 300만달러(약 32억원)를 투자했다. 현대차는 옵시스 지분 9.7%를 확보하게 됐다. 옵시스는 산업용 및 군사용 섬유광학기술(가늘게 뽑은 유리나 투명 플라스틱을 통해 빛 또는 전기를 전송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섬유광학기술을 기반으로 광섬유 케이블, 차량제어 장치, 각종 센서 등을 생산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눈’이라 불리는 라이더(레이저센서)도 제작한다. 라이더는 레이저를 활용해 주변 물체의 위치와 거리를 측정하는 부품이다. 대부분의 자율주행차에는 최소 2~3개의 라이더가 부착된다. 문제는 가격이다. 고성능 라이더는 가격이 수천만원에 달한다. 부피도 크다. 이런 라이더를 부착했다가는 차량값이 비싸지고 차체 디자인의 폭도 좁아진다. 고성능 라이더 가격을 낮추고 크기를 줄일 수 있다면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의미다.
옵시스는 고성능의 라이더를 저렴하면서도 작은 크기로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옵시스 지분을 인수한 것도 라이더 생산 기술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2021년까지 스마트시티(자율주행을 지원하는 인프라가 갖춰진 도시)에서 4단계(목적지를 입력하면 차가 알아서 이동하는 수준)의 도심형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스라엘에서 미래차 기술 찾는다
이스라엘은 ‘창업국가’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이 생겨나는 곳이다. 현지 스타트업만 해도 7000여 개가 넘는다.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외부와 인터넷으로 연결된 자동차)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많다. 이스라엘 정부도 글로벌 기업의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최근 이스라엘 벤처캐피털 피탕고의 7번째 투자펀드에도 220만달러(약 24억원)를 출자했다. 피탕고의 7번째 펀드는 미래형 이동수단,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이스라엘 투자를 직접 챙길 정도로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해 5월 해외 출장 도중 이스라엘에 들러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스타트업 모빌아이를 방문하기도 했다. 같은해 10월에는 이 회사의 암논 샤슈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이스라엘의 유망 스타트업과 손잡고 미래 자동차 개발에 나서겠다”고 발표했고 한 달 뒤 첫 투자로 이어졌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올해 여러 건의 굵직한 인수합병(M&A) 발표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보유한 회사들이 1순위 대상으로 거론된다. 정 부회장이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장(電裝) 분야 등에서 4~5개 기업을 대상으로 전략적 M&A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