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거기에 가면 - 홍영철(1955~)
다정했던 옛집의 녹슨 대문을 밀고 들어가면 거기엔 마당도, 붉고 노랗게 피던 꽃들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여다보던 개미굴도 있을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던 시절은 빠르게 지나가고, 우리가 잊어버린 시간이 거기엔 모두 있겠지요. 가지 않은 길도, 하고 싶은 말들도 말입니다. 눈을 감고 걸으면 아직 그 시절은 손에 잡힐 것처럼 가까이에 있는 것만 같습니다.

주민현 < 시인(2017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