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과 제자 함께 등산하고, 발 씻어주고… 바뀌는 '스승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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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육청 "모든 학교에 카네이션·급식비·특별활동비 지원"
부산·전북·충북 일부 학교는 "학부모 부담 없앤다" 휴업 "카네이션은 물론 캔커피 하나도 안된다는데 스승의 날 어떻게 하죠?"
초등 2학년에 다니는 아들을 둔 주부 A(44·대구 수성구 황금동)씨는 최근 집으로 온 가정통신문을 보고 고민에 빠졌다.
"스승의 날 카네이션은 물론 아주 작은 선물도 학교에 '절대' 가져와서는 안 된다.
감사편지 쓰기와 같은 스승의 날 행사는 학교 자체적으로 할 계획이다"는 내용이었다.
박씨는 다른 학부모들과 SNS로 많은 이야기를 나눈 끝에 학교에서 보낸 공문을 따르기로 했다.
그는 "10년 전 큰아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 스승의 날 선물을 받지 않는다는 학교 측의 말을 믿고 가만히 있었다가 학년이 바뀔 때까지 우리 아들만 차별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이번에는 법에 따라 교사들이 선물을 받지 않겠다고 하니 다시 믿어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시행되고 두 번째 맞는 스승의 날을 앞두고 교육현장 모습이 확 바뀌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스승의 날이 한참 남았던 이달 초부터 가정에 가정통신문 등을 보내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당부했다.
교육청이나 학교 차원에서 스승의 날 기념행사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고 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는 행사를 열어 사제간 정을 다지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스승의 날 행사에서 가장 많이 하는 카네이션 달아 드리기를 위해 모든 학급에 꽃값 5천원을 지원했다.
이 돈으로 구입한 카네이션을 학생대표가 스승에게 달아 드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도록 했다.
또 6억2천여만원 예산을 유치원(사립 포함) 및 각 학교에 지원해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하는 '스승의 날 사제동행 어울림 행사'에 사용하도록 했다.
대구교육청은 이와함께 스승의 날 급식시간에 교사와 학생이 '행복밥상'으로 이름 붙인 특별한 점심을 함께 먹으며 사제간 사랑과 정을 나눌 수 있도록 6억8천만원을 별도로 지원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스승의 날 꽃값이나 급식비, 특별활동비를 교육청 단위에서 지원하는 것은 대구교육청이 처음이다"며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스승의 날 의미가 퇴색하지 않도록 더 많은 지원책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학생이 교사에게 개별 선물은 못 하지만 스승의 날이 예전보다 빛이 바래지 않도록 학교마다 다양한 기념행사를 마련한다. 대구 경덕여고에서는 지난 10일 TV 프로그램 형식으로 교사와 학생이 복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행사를 했다.
대구 대덕초는 스승과 제자가 교정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평가하는 '사제동행 사진전'을 열고 선원초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학교 주변 산을 오르며 정을 나눈다.
경기 광명북중은 스승의 날 당일 학년별로 관내 구름산과 도덕산을 등반할 계획이다.
학교 측은 등산을 통해 학생과 교사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본다.
오산에 있는 필봉초는 14일 교내 시청각실에서 제2회 '작은 음악회'를 열어 교직원 밴드와 교사들이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공연을 했다.
강원 원주의료고교도 15일 학생(346명)과 교사(55명)가 함께 대관령 선자령과 강릉 해변길 10㎞를 걸으면서 서로 다가가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또 학년별로 소그룹을 만들어 교사와 함께 코스 내 특정 지점에서 조별 과제를 하며 사제간 유대감을 형성하고 학우 간 협동심을 기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광주 우산초는 스승의 날 당일 쉬는 시간과 중간 놀이 시간, 점심시간을 활용해 학생이 원하는 교사를 찾아가 프리허그를 신청하는 '감사 가득 허그 데이' 행사를 연다.
오정초는 15일부터 이틀 동안 프리허그 행사를 열어 선생님과 10번 프리허그를 하면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한다.
광주 동명고는 가식적 모습을 내려놓고 당당히 서자는 의미로 교사와 학생이 맨발로 운동장을 돈 뒤 서로 발을 씻어주는 세족식 행사를 한다.
대전 신탄진중도 세족식을 준비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가질 수도 있는 부담을 없애려고 아예 휴업하는 학교도 있다.
충북 대원고는 학부모가 받을 수 있는 부담을 없애고 교사들도 힐링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스승의 날 휴업한다.
이 학교 교사들은 경기도에 있는 화담 숲에서 현장 연수를 하기로 했다.
부산에서는 5개 학교가, 전북에서는 766개 초·중·고교 가운데 139개 학교가 재량 휴업하기로 했다.
(전지혜 류수현 양지웅 손상원 정찬욱 김재홍 장영은 김도윤 박재천 백도인 이강일)
/연합뉴스
부산·전북·충북 일부 학교는 "학부모 부담 없앤다" 휴업 "카네이션은 물론 캔커피 하나도 안된다는데 스승의 날 어떻게 하죠?"
초등 2학년에 다니는 아들을 둔 주부 A(44·대구 수성구 황금동)씨는 최근 집으로 온 가정통신문을 보고 고민에 빠졌다.
"스승의 날 카네이션은 물론 아주 작은 선물도 학교에 '절대' 가져와서는 안 된다.
감사편지 쓰기와 같은 스승의 날 행사는 학교 자체적으로 할 계획이다"는 내용이었다.
박씨는 다른 학부모들과 SNS로 많은 이야기를 나눈 끝에 학교에서 보낸 공문을 따르기로 했다.
그는 "10년 전 큰아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 스승의 날 선물을 받지 않는다는 학교 측의 말을 믿고 가만히 있었다가 학년이 바뀔 때까지 우리 아들만 차별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이번에는 법에 따라 교사들이 선물을 받지 않겠다고 하니 다시 믿어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시행되고 두 번째 맞는 스승의 날을 앞두고 교육현장 모습이 확 바뀌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스승의 날이 한참 남았던 이달 초부터 가정에 가정통신문 등을 보내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당부했다.
교육청이나 학교 차원에서 스승의 날 기념행사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고 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는 행사를 열어 사제간 정을 다지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스승의 날 행사에서 가장 많이 하는 카네이션 달아 드리기를 위해 모든 학급에 꽃값 5천원을 지원했다.
이 돈으로 구입한 카네이션을 학생대표가 스승에게 달아 드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도록 했다.
또 6억2천여만원 예산을 유치원(사립 포함) 및 각 학교에 지원해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하는 '스승의 날 사제동행 어울림 행사'에 사용하도록 했다.
대구교육청은 이와함께 스승의 날 급식시간에 교사와 학생이 '행복밥상'으로 이름 붙인 특별한 점심을 함께 먹으며 사제간 사랑과 정을 나눌 수 있도록 6억8천만원을 별도로 지원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스승의 날 꽃값이나 급식비, 특별활동비를 교육청 단위에서 지원하는 것은 대구교육청이 처음이다"며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스승의 날 의미가 퇴색하지 않도록 더 많은 지원책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학생이 교사에게 개별 선물은 못 하지만 스승의 날이 예전보다 빛이 바래지 않도록 학교마다 다양한 기념행사를 마련한다. 대구 경덕여고에서는 지난 10일 TV 프로그램 형식으로 교사와 학생이 복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행사를 했다.
대구 대덕초는 스승과 제자가 교정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평가하는 '사제동행 사진전'을 열고 선원초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학교 주변 산을 오르며 정을 나눈다.
경기 광명북중은 스승의 날 당일 학년별로 관내 구름산과 도덕산을 등반할 계획이다.
학교 측은 등산을 통해 학생과 교사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본다.
오산에 있는 필봉초는 14일 교내 시청각실에서 제2회 '작은 음악회'를 열어 교직원 밴드와 교사들이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공연을 했다.
강원 원주의료고교도 15일 학생(346명)과 교사(55명)가 함께 대관령 선자령과 강릉 해변길 10㎞를 걸으면서 서로 다가가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또 학년별로 소그룹을 만들어 교사와 함께 코스 내 특정 지점에서 조별 과제를 하며 사제간 유대감을 형성하고 학우 간 협동심을 기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광주 우산초는 스승의 날 당일 쉬는 시간과 중간 놀이 시간, 점심시간을 활용해 학생이 원하는 교사를 찾아가 프리허그를 신청하는 '감사 가득 허그 데이' 행사를 연다.
오정초는 15일부터 이틀 동안 프리허그 행사를 열어 선생님과 10번 프리허그를 하면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한다.
광주 동명고는 가식적 모습을 내려놓고 당당히 서자는 의미로 교사와 학생이 맨발로 운동장을 돈 뒤 서로 발을 씻어주는 세족식 행사를 한다.
대전 신탄진중도 세족식을 준비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가질 수도 있는 부담을 없애려고 아예 휴업하는 학교도 있다.
충북 대원고는 학부모가 받을 수 있는 부담을 없애고 교사들도 힐링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스승의 날 휴업한다.
이 학교 교사들은 경기도에 있는 화담 숲에서 현장 연수를 하기로 했다.
부산에서는 5개 학교가, 전북에서는 766개 초·중·고교 가운데 139개 학교가 재량 휴업하기로 했다.
(전지혜 류수현 양지웅 손상원 정찬욱 김재홍 장영은 김도윤 박재천 백도인 이강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