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수산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이 14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수산분야 남북경제교류협력 추진위원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지역 수산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이 14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수산분야 남북경제교류협력 추진위원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남북한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으면서 지방자치단체가 남북협력사업 준비에 들어갔다. 지자체마다 특화된 스포츠·문화·관광 분야와 다양한 대북지원사업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14일 지자체에 따르면 부산과 인천, 울산 등 해양도시는 수산과 물류, 관광 분야 남북 협력에 시동을 걸고 있다. 부산시는 이날 부산시청에서 ‘수산분야 남북 경제교류협력 추진위원회’를 열어 대형 선망과 트롤 등 부산 근해어선의 북한수역 입어 문제를 의제로 투자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북한수역 내 어장 확보, 수산식품 가공·냉동·냉장 분야 협력, 수산분야 교류 협력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자체들 앞다퉈 남북 교류사업 '물꼬'
인천시는 남북 어민이 함께 조업하는 공동어로와 크루즈 항로 개설을 추진한다. 울산시는 지난 4일 남북 경제·교류협력 태스크포스를 발족해 울산이 북방시대 거점이자 환동해권 교통 요충지로 자리잡기 위한 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농업과 의료, 관광 분야도 추진되고 있다. 경상남도는 통일딸기와 남북공동 벼농사, 농기계 지원, 의료협력 사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경상북도는 영하 40도의 환경에서 재배가 가능한 양파종자와 농기계를 보급하고 농업기술교류단을 운영하기로 했다.

충청북도는 북한 자연재해 긴급 구호와 산림복구사업을 추진한다. 금강산에 제천사과농장을 조성하기로 했다. 전라남도는 한반도 남쪽 땅끝 전남과 북쪽 땅끝 함경북도 간 ‘땅끝 협력’을 구상 중이다. 함북지역 산모와 영·유아에게 전남의 미역과 이유식 재료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스포츠와 문화 분야의 교류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부산시는 국제탁구대회에 북한을 참가시켜 남북단일팀으로 참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에서 열리는 2020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2019년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 북한 참여를 이끌어내기로 했다.

경상북도는 올해 예천에서 남·북·중국·대만 4개국 양궁교류전을 준비하고 있다. 충청남도는 올해 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와 2019 세계무예마스터십, 광주광역시는 내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북한 선수단을 초청하기로 했다.

문화 교류도 추진된다. 부산시는 마술올림픽을 주관하는 세계마술연맹(FISM)의 도미니코 단테 회장을 통해 지난 2일 북한 조선요술협회 측에 부산세계마술올림픽에 북한 마술사 참여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충청남도는 삼국 문화유산학술대회와 남북 평화통일 줄다리기 등 사회문화 교류를 준비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안동 국제탈춤축제에 북한 참가를 요청하기로 했다. 전라남도는 오는 9월 목포에서 열리는 세계수묵화비엔날레에 북한 작가를 초청할 계획이다. 광주광역시는 올해 광주비엔날레에 북한 참관단을 초청하고 남북평화음악제도 열기로 했다.

부산=김태현/인천=강준완/창원=김해연/광주=임동률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