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채권 수익률 급락… 투자자 '한숨'
지난해 국내에서 4조원어치 넘게 팔린 신흥국 채권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에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신흥국 통화 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연 10% 안팎의 높은 이자수익으로도 환손실을 만회하기 어려워지면서 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의 신흥국 채권 투자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4일 원·헤알화 환율은 0.9% 떨어진 헤알당 298원60전에 거래됐다. 브라질 헤알화 환율이 300원 아래로 떨어진 건 2016년 1월 이후 2년4개월 만이다. 헤알화 가치는 올 들어 원화 대비 8.0% 떨어졌다. 같은 기간 러시아 루블화와 터키 리라화 가치도 원화 대비 각각 5.6%, 12.6% 하락했다.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브라질 국채를 보유한 국내 투자자들은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원화로 환산해 3.3% 손해를 봤다. 채권 이자와 자본차익으로는 4.7% 수익을 냈지만 환손실만 8.0%에 달해 결과적으로 손실을 봤다. 같은 기간 터키(연초 이후 수익률 -14.9%)와 아르헨티나(-22.6%) 국채 투자자도 이들 나라의 통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수익률이 급락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