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계기로 韓보험사 해외진출 활발해질 것"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도입되면 한국 보험사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질 겁니다.”

다니엘 바우어 미국 앨라배마대 교수(사진)는 15일 서울 다동 예금보험공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말했다. 바우어 교수는 “미국, 유럽과 공통의 보험회계 기준을 적용한다면 현지에 맞는 보험상품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보험사들이 해외에서 활약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우어 교수는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IFRS17과 유럽형 감독회계 기준인 ‘솔벤시2’에 정통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예보에서 이날 개최한 ‘보험업권의 주요제도 변화에 대한 대응방안’ 세미나 참석차 한국에 들렀다. IFRS17은 보험회계에서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 즉 부채를 계산할 때 보험계약 당시 금리(원가)가 아니라 매해 달라지는 금리(시가)로 계산하는 게 골자다. 이를 반영한 유럽형 감독회계가 솔벤시2이고, 한국형 감독회계가 K-ICS다. 한국은 IFRS17과 K-ICS를 2021년 도입할 예정이다.

바우어 교수는 IFRS17이 보험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IFRS17은 보험사가 금리변동 위험을 부채로 반영하도록 하고, K-ICS는 금리변동 위험을 자본확충으로 헤지하도록 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보험사가 20~30년 뒤에도 생존할 수 있을지를 IFRS17을 통해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보험사들이 최근 지급여력(RBC)비율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바우어 교수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RBC비율이 필요 이상으로 높을 경우 자본비용이 과다하게 들어간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충분한 자본 확보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우어 교수는 앞으로 한국 보험사들도 IFRS17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보험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상품을 내놓기 힘들어지는 만큼 특화된 보장내역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영국과 독일 등에선 반려동물보험, 법률비용보험 등 니치마켓을 공략한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이 같은 상품들은 보장내용이 상대적으로 단순해 보험사들이 소비자들에게 내줘야 할 보험금, 즉 부채를 비교적 수월하게 계산·관리할 수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