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난해 20여개 대북 군사옵션 시나리오 준비"
미국이 지난해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대응해 20여 개의 대북 군사옵션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방북 당시 동행한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임무센터(KMC) 센터장(사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일화를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워싱턴DC에서 김 센터장을 만났을 때 미국이 20여 가지의 대북 군사옵션을 준비했다는 걸 알았다”며 “단순한 타격 또는 참수작전 정도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각 시나리오들이 어떻게 실행되고 북한이 반응할 때 어떻게 대응할지 등까지 논의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은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에선 온갖 ‘말폭탄’이 오가며 한반도 정세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였다.

그는 “당시 전율을 느꼈다”며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는 일, 평화를 만드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했다”고 말했다. 또 KMC에는 600∼700여 명이 근무 중이며, 백악관에도 김 센터장이 사용할 수 있는 별도의 사무실이 마련돼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과 미국이 이미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폼페이오 장관의 1차 방북을 조율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 “평창올림픽 당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한국에 왔을 때 김 센터장이 한국에 남아서 맹경일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을 만나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회담을 사실상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이 미·북 정상회담의 핵심 고리라고도 설명했다.

이로써 그동안 유력 시나리오로만 제기됐던 우리 정부의 국가정보원과 CIA, 북한 통일전선부의 ‘3각 라인’ 존재가 사실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현재 CIA 직원들이 평양에 남아 미·북 정상회담의 막판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