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한국 조선 ‘빅3’의 견적팀에 비상이 걸렸다. 싱가포르 해양플랜트 제조사인 샘코프마린이 노르웨이 스타토일 FPSO(부유식 원유 생산설비) 수주전에 뛰어들면서 실현 불가능한 가격을 써냈기 때문이다. 한국 조선사보다 8000만달러(약 860억원) 저렴한 4억9000만달러를 제시한 샘코프마린은 결국 수주계약을 따냈다.
◆갈수록 떨어지는 원가 경쟁력
국내 조선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대형 해양플랜트는 한국 조선 빅3만의 먹거리였다. 이름조차 생소한 샘코프마린에 수주계약을 뺏기자 빅3는 부랴부랴 원가 재검토에 들어갔다. 검토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한국 조선사가 샘코프마린이 제시한 가격 수준을 맞출 방법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문제는 인건비였다. 샘코프마린의 노동자 임금(보험료, 퇴직급여 등 포함한 회사지급액 기준)은 시간당 25달러인 데 비해 한국은 2.6배나 많은 65달러에 달했다. 싱가포르 국민소득은 지난해 기준 5만3053달러로 한국(2만7097달러)보다 2배 가까이 높지만 인건비가 낮은 동남아시아 노동자를 영입하면서 원가경쟁력에서 한국을 앞질렀다.
한국 제조업이 ‘임금의 역습’에 휘청이고 있다. 한때 한국 제조업의 무기였던 인건비가 이제 거꾸로 한국 제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임금·저효율 구조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반론도 있지만, 최근 상황은 과거보다 눈에 띄게 심각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순히 투입되는 비용이 늘고, 이익이 줄어드는 수준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고임금·저효율 구조 탓에 다 잡았던 계약을 놓치고, 기업의 생사가 불투명해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조선산업은 중국과 싱가포르 등 후발주자에 거의 따라잡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과거에는 벌크선 같은 저부가가치 선박 시장을 내주는 데 그쳤지만, 최근에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나 유조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의 사정도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임금은 높은데 생산성은 바닥
자동차산업의 사정도 비슷하다. 한국GM이 휘청인 이유를 뜯어보면 결국 고비용·저효율 구조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GM 군산공장은 폐쇄되기 직전 가동률이 20%에 불과했다. 한 달 중 제대로 근무하는 날이 1주일도 안 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회사는 생산라인이 멈춘 날에도 근로자에게 임금의 80%를 지급해야 했다. 자동차 판매량이 해마다 줄어도 연봉은 매년 3~4% 늘었다.
현대·기아자동차 역시 고비용·저효율의 덫에 걸렸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 직원의 평균 연봉은 각각 9200만원, 9300만원에 달했다. 현대차 한국 공장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은 2005년 10% 수준에서 지난해 15%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경쟁회사인 도요타, 폭스바겐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보다 5~7%포인트 높다. 버는 돈에 비해 지출하는 인건비가 많다는 의미다.
경제계 관계자는 “조선과 자동차는 물론 한국 제조업 전체가 고임금·저효율 구조에 질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전자는 TV, 가전제품 중심의 'AI 구독클럽'에 PC, 태블릿 제품을 추가한다고 5일 발표했다. AI 구독클럽은 삼성전자 제품을 장기 할부로 구매하고, 주기적으로 전문가에게 관리받을 수 있게 한 서비스다.삼성전자는 PC 구독 모델 전부를 인공지능(AI) 기능을 적용한 제품으로 구성했다. 48개월 구독 상품인 'AI 올인원'의 경우 구독 대상 PC는 40TOPS(1초당 1조번의 연산 능력) 이상의 성능을 충족한다. 갤럭시 북5 Pro, 갤럭시 북5 Pro 360, 갤럭시 북4 Ultra, 갤럭시 북4 Edge 등 16개 모델이 적용 대상이다. 24개월 구독 상품인 'AI 스마트' 요금제는 이들 모델에 더해 갤럭시 북4 Pro 360, 갤럭시 북4 Pro 등 총 51개 모델 대상이다.두 요금제 모두 구독 기간 내 파손 보상과 무상 수리를 보장한다. 배터리 교체 또는 배터리·키보드 동시 교체 서비스를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태블릿의 경우 갤럭시 탭 S10 울트라 등 60개 모델을 구독 서비스를 통해 쓸 수 있다. 'AI 올인원' 요금제는 36개월 상품, 'AI 스마트' 요금제는 24개월로 운영된다. 예컨대 갤럭시 탭 S10 Ultra(256기가바이트)를 36개월 AI 올인원 요금제로 구입하면, 월 6만150원(총 비용 216만5400원)을 내면 된다. 삼성닷컴 정가(159만8300원)보다 비싸지만 초기 비용이 덜 들고 무상수리, 파손보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삼성전자 관계자는 "더 많은 고객이 초기 비용 부담 없이 갤럭시 AI PC와 태블릿을 경험할 수 있도록 가전, 스마트폰에서 IT 기기까지 AI 구독클럽 품목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은 투자 사이트 한국은거래소에 대한 제재를 결정했다. 소비자 환불을 거부하는 등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한 행위에 철퇴를 내린 것이다. 앞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시정권고를 받았음에도 이행하지 않으면서 검찰 고발 조치까지 이뤄졌다. 공정위는 5일 인터넷에서 은괴 등 귀금속을 판매하는 한국은거래소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약 5개월간 영업정지와 750만원의 과태료 부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국은거래소는 소비자가 2022년 1월부터 8월까지 7개월간 배송되지 않은 귀금속에 대해 '청약 철회'를 신청했음에도 결제금액을 환급하지 않거나 3일(영업일 기준)을 지나 결제액을 돌려줬다. 전자상거래법 제18조에 따르면 통신판매업자는 소비자가 구매를 철회하면 영업일 기준 3일 이내로 대금을 돌려줘야 한다. 공정위 추산으로 한국은거래소에서 미환급된 결제금은 7억6000만원, 지연환급된 결제금은 14억원(작년 9월 기준)에 달했다. 당시 환급 지연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면서 한국소비자원이 한국은거래소에 대해 소비자피해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때 한국은거래소는 쇼핑몰에 '정상적으로 환불 이행이 되고 있다'고 거짓 입장문을 게시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한국은거래소가 거짓·과장된 사실로 소비자를 유인하면서 전자상거래법 제21조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청약철회를 아얘 방해하기도 했다. 2023년 11월부터 2024년 3월 중 상품 상세페이지의 교환·반품 안내란에는 마치 관련법상 철회가 불가능한 것처럼 고지했다. 당시 한국은거래소는 '귀금속류 상품은 시세에 따라 주문 제작이 들
자영업자가 자동장부를 활용하면 대출금리와 재고량이 모두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파이터치연구원은 5일 자영업자의 자동장부서비스 활용률을 47% 증가시키면, 자영업자 대출금리가 11.5% 감소한다는 분석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자영업자의 자동장부서비스 활용률이 증가하면, 자영업자의 매출데이터에 기반 한 신용평가가 가능해짐으로써 은행의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자영업자는 매출 예측이 가능해짐으로써 재고량이 줄어든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골자다.박성복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은 "자영업자 대출금리가 11.5% 감소한다는 것은 자영업자 대출금리가 6.3% (2024년 말 기준, 19개 은행 평균)에서 5.6%로 하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같은 효과로 인해 자영업자의 이윤이 늘고, 가계후생도 증가한다"고 설명했다.자영업자의 자동장부서비스 활용률을 27%에서 40%(기업 평균 수준)로 47% 증가시키면, 자영업자의 자금조달비용(대출금리)이 11.5% 감소한다. 또한, 자영업자의 재고량이 9.7% 줄고, 자영업자의 이윤과 가계후생이 각각 17.5%, 3.6% 늘어난다고 연구원 측은 설명했다.자동장부서비스는 자동장부를 통해 획득한 매출데이터 등을 분석해 은행에 신용평가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자영업자에게 매출예측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연구는 자영업자 및 자동장부서비스의 특성을 반영한 동태일반균형모형(거시경제 분석에서 주로 사용되는 방법으로 현재의 의사결정이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부분이 아닌 경제 전체를 고려하는 모형)을 따랐다.박 연구실장은 “자동장부서비스를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자동장부 소프트웨어 개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