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경쟁작 중 최고" 칸 달군 '버닝'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밀도 높은 이야기·주제의식·배우 호연 돋보여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칸의 밤을 뜨겁게 달궜다.
현재를 살아가는 불안한 한국 청년들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는 외국 관객을 사로잡을 만했다.
"지금까지 선보인 경쟁작 중 최고" 등의 호평이 쏟아졌다.
16일(현지시간) 오후 9시 '버닝'이 공식 상영된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는 5분간의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고 극장 안 불이 켜진 뒤 대형 스크린에 이창동 감독과 배우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의 얼굴이 차례로 비치자 관객들은 환호와 함께 박수를 보냈다.
이 감독은 연신 "감사하다"는 말로 화답했고, 눈시울이 붉어진 배우들은 손을 흔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세 젊은이 사이에 얽힌 이야기를 미스터리로 풀어낸 '버닝'은 밀도 높은 이야기와 주제의식, 뛰어난 영상미,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였다.
택배 회사 아르바이트를 하며 작가를 꿈꾸는 종수(유아인)는 우연히 재회한 어린 시절 동창 해미(전종서)와 사랑에 빠진다.
영혼이 자유로운 해미는 종수에게 눈에 보이지 않은 고양이를 맡기고는 아프리카 여행을 떠나고, 그곳에서 만난 벤(스티븐 연)과 함께 돌아온다.
셋이 함께 술을 마시던 벤은 종수에게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취미를 들려주고, 종수는 그때부터 무서운 예감에 사로잡힌다.
영화는 원작인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의 핵심 설정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청년실업, 사회 양극화 등 한국사회의 문제점과 미스터리적 요소를 강화해 이창동만의 새로운 영화 세계를 보여준다. 온통 수수께끼로 가득 찬 세상에서 해답을 갈구하는 젊은이의 욕망과 분노가 큰 축이다.
종수는 자기보다 예닐곱 살밖에 많지 않은 벤이 특별한 직업 없이 고급 수입차를 몰며 좋은 집에 사는 데 대해 의문을 품는다.
"어떻게 저 나이에 저렇게 살지. 한국에는 개츠비가 너무 많아"
외로운 해미 역시 삶과 진실을 끊임없이 묻고 답한다.
영화는 은유로 가득하다.
해석이 그만큼 열려있다는 의미다.
해미의 좁은 단칸방에는 남산타워에서 반사된 햇볕이 하루에 딱 한 번만 든다.
운이 좋아야 볼 수 있다.
종수가 사는 고향 집은 파주다.
온종일 북한의 대남 방송이 울려 퍼진다.
이곳을 찾은 벤은 "흥미로운 곳"이라고 말한다.
뛰어난 영상미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석양을 배경으로 검은 실루엣만 드러내며 해미가 춤을 추는 장면은 가슴 저릿한 여운을 준다.
조명 대신 자연광을 이용해 찍은 장면들도 주인공들의 처지와 속내를 보여주는 듯하다.
불안한 청춘을 체화한 듯 연기한 유아인, 신인이면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전종서, 속내를 알 수 없는 벤을 연기한 스티븐 연까지 골고루 좋은 연기를 펼쳤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호평이 쏟아졌다.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관객의 지적 능력을 기대하는 시적이고 미스터리한 영화"라고 평했다.
마이크 굿리지 마카오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은 "칸에서 본 영화 중 최고였다.
최고의 연출력으로 최고의 연기를 끌어내 심장이 멈출 듯한 경험을 안겨줬다"고 극찬했다.
이외에 "영화가 전개될수록 농도가 짙어진다"(프랑스 영화감독), "열린 결말이 인상적이었다"(비주얼 아티스트), "후반부가 강렬하다"(전직 프랑스 영화 관계자),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사랑과 인생 이야기다"(20대 프랑스 관객) 등 다양한 호평이 나왔다.
영미권 온라인 영화 매체인 '아이온 시네마'가 집계한 평점은 3.9점으로, 현재 공개된 경쟁작 중 가장 높다.
다만, 상영시간이 다소 길다는 반응도 있었다.
6명이 함께 극장을 찾은 프랑스 가족은 "배우들의 연기가 강렬했지만, 너무 긴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러닝타임은 2시간 28분이다.
'버닝'은 칸영화제 기대작으로 꼽히면서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이날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2천여 석 뤼미에르 대극장은 보조석까지 관객이 가득 찼다.
공식 상영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에도 2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할리우드 스타 밀라 요보비치 등 유명 배우들과 영화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상영관 밖에는 'I'm burning(버닝) to see it. '(이 영화를 보고 싶어 불타오르고 있어요) 등의 문구를 들고 초청장을 구하는 사람도 있었다. /연합뉴스
현재를 살아가는 불안한 한국 청년들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는 외국 관객을 사로잡을 만했다.
"지금까지 선보인 경쟁작 중 최고" 등의 호평이 쏟아졌다.
16일(현지시간) 오후 9시 '버닝'이 공식 상영된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는 5분간의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고 극장 안 불이 켜진 뒤 대형 스크린에 이창동 감독과 배우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의 얼굴이 차례로 비치자 관객들은 환호와 함께 박수를 보냈다.
이 감독은 연신 "감사하다"는 말로 화답했고, 눈시울이 붉어진 배우들은 손을 흔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세 젊은이 사이에 얽힌 이야기를 미스터리로 풀어낸 '버닝'은 밀도 높은 이야기와 주제의식, 뛰어난 영상미,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였다.
택배 회사 아르바이트를 하며 작가를 꿈꾸는 종수(유아인)는 우연히 재회한 어린 시절 동창 해미(전종서)와 사랑에 빠진다.
영혼이 자유로운 해미는 종수에게 눈에 보이지 않은 고양이를 맡기고는 아프리카 여행을 떠나고, 그곳에서 만난 벤(스티븐 연)과 함께 돌아온다.
셋이 함께 술을 마시던 벤은 종수에게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취미를 들려주고, 종수는 그때부터 무서운 예감에 사로잡힌다.
영화는 원작인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의 핵심 설정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청년실업, 사회 양극화 등 한국사회의 문제점과 미스터리적 요소를 강화해 이창동만의 새로운 영화 세계를 보여준다. 온통 수수께끼로 가득 찬 세상에서 해답을 갈구하는 젊은이의 욕망과 분노가 큰 축이다.
종수는 자기보다 예닐곱 살밖에 많지 않은 벤이 특별한 직업 없이 고급 수입차를 몰며 좋은 집에 사는 데 대해 의문을 품는다.
"어떻게 저 나이에 저렇게 살지. 한국에는 개츠비가 너무 많아"
외로운 해미 역시 삶과 진실을 끊임없이 묻고 답한다.
영화는 은유로 가득하다.
해석이 그만큼 열려있다는 의미다.
해미의 좁은 단칸방에는 남산타워에서 반사된 햇볕이 하루에 딱 한 번만 든다.
운이 좋아야 볼 수 있다.
종수가 사는 고향 집은 파주다.
온종일 북한의 대남 방송이 울려 퍼진다.
이곳을 찾은 벤은 "흥미로운 곳"이라고 말한다.
뛰어난 영상미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석양을 배경으로 검은 실루엣만 드러내며 해미가 춤을 추는 장면은 가슴 저릿한 여운을 준다.
조명 대신 자연광을 이용해 찍은 장면들도 주인공들의 처지와 속내를 보여주는 듯하다.
불안한 청춘을 체화한 듯 연기한 유아인, 신인이면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전종서, 속내를 알 수 없는 벤을 연기한 스티븐 연까지 골고루 좋은 연기를 펼쳤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호평이 쏟아졌다.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관객의 지적 능력을 기대하는 시적이고 미스터리한 영화"라고 평했다.
마이크 굿리지 마카오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은 "칸에서 본 영화 중 최고였다.
최고의 연출력으로 최고의 연기를 끌어내 심장이 멈출 듯한 경험을 안겨줬다"고 극찬했다.
이외에 "영화가 전개될수록 농도가 짙어진다"(프랑스 영화감독), "열린 결말이 인상적이었다"(비주얼 아티스트), "후반부가 강렬하다"(전직 프랑스 영화 관계자),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사랑과 인생 이야기다"(20대 프랑스 관객) 등 다양한 호평이 나왔다.
영미권 온라인 영화 매체인 '아이온 시네마'가 집계한 평점은 3.9점으로, 현재 공개된 경쟁작 중 가장 높다.
다만, 상영시간이 다소 길다는 반응도 있었다.
6명이 함께 극장을 찾은 프랑스 가족은 "배우들의 연기가 강렬했지만, 너무 긴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러닝타임은 2시간 28분이다.
'버닝'은 칸영화제 기대작으로 꼽히면서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이날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2천여 석 뤼미에르 대극장은 보조석까지 관객이 가득 찼다.
공식 상영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에도 2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할리우드 스타 밀라 요보비치 등 유명 배우들과 영화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상영관 밖에는 'I'm burning(버닝) to see it. '(이 영화를 보고 싶어 불타오르고 있어요) 등의 문구를 들고 초청장을 구하는 사람도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