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연구원이 지난 16일 충남 서산주행시험장에서 자율주행 센서를 시험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 연구원이 지난 16일 충남 서산주행시험장에서 자율주행 센서를 시험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미래차의 핵심 기술인 자율주행 센서를 개발하기 위해 관련 연구개발 인력을 대폭 확대한다.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전문업체와의 협력도 적극 추진한다. 2020년까지 레이더와 카메라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모든 센서를 독자 개발해 자율주행 분야 선도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2년 내 자율주행 선도기업 도약”

현대모비스 연구원이 지난 16일 충남 서산주행시험장에서 자율주행 센서를 시험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 연구원이 지난 16일 충남 서산주행시험장에서 자율주행 센서를 시험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는 지난 16일 충남 서산시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율주행 분야 기술 개발 목표를 발표했다. 그레고리 바라토프 운전자지원시스템(DAS) 개발담당(상무)은 “2020년까지 자율주행에 필요한 모든 센서를 독자 개발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며 “올해 보급형과 고성능 레이더의 개발을 마치고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라토프 상무는 독일의 자동차 부품업체 콘티넨탈에서 카메라 센서 개발을 총괄한 중역 출신이다.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7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매진하기 위해 영입했다.

현대모비스는 독일의 레이더 개발 전문업체 두 곳과 협력해 올해 안에 자율주행차용 레이더 5개를 개발할 계획이다. 전파를 이용해 사물을 감지하는 레이더는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미래차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하는 레이더는 경쟁사 제품에 비해 해상도가 높아 식별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재호 DAS 설계실장(이사)은 “인공지능 딥러닝 등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센서 기술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며 “미국 러시아 등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기술 제휴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센서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자율주행 센서 시장은 2016년 74억달러(약 8조원)에서 2021년 370억달러(약 22조50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시장에서 센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60%에 육박할 것이란 게 업계 예측이다. 현대모비스는 부품 매출 대비 7% 수준인 연구개발 투자비를 2021년까지 10%로 늘려 시장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투자비의 절반은 자율주행 관련 기술에 집중 투자한다. 연구개발 인력 확보에도 나선다. 양승욱 ICT 연구소장(부사장)은 “자율주행 연구개발 인력을 현재 600여 명에서 2021년까지 1000명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기술 등 미래차 사업 부문에서 약 5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5년 미래차 부문 매출은 약 11조원으로 2.2배로 늘어 전체 매출(44조원)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자율주행시험장, 여의도 절반 크기

현대모비스는 작년 6월 완공한 서산주행시험장을 이날 처음 외부에 공개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30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서산주행시험장은 첨단시험로와 레이더시험로 등 14개의 시험로를 갖추고 있다. 총면적은 112만㎡로 서울 여의도의 절반에 가까운 크기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 시험장 중에서는 최고 수준의 규모와 시설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원형 교차로와 사거리 등 실제 도로와 비슷한 환경으로 조성된 첨단시험로는 자율주행 센서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차 엠빌리의 도심 자율주행 테스트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엠빌리는 현대모비스가 조건부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3 시스템 양산을 목표로 개발해 운영하는 차량이다. 현대모비스는 내년까지 엠빌리 운영대수를 2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첨단시험로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독일 등에서 실제 도로 테스트도 할 예정이다. 길이 250m의 레이더시험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레이더의 성능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장소다.

서산=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