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7일 춘추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7일 춘추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17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남북한 고위급회담이 이른 시일 내 열리도록 북한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청와대는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상임위원들은 북한이 16일로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회담 연기를 통보한 것과 관련한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는 “NSC 위원들은 4·27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판문점 선언’이 차질 없이 이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재확인했다”며 “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북측과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원들은 또 미·북 정상회담이 상호 존중의 정신 아래 성공적으로 진행되도록 여러 채널을 통해 한·미 간, 남북 간 이견 조율에 나서기로 했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참관과 6·15 공동행사 준비 등도 판문점 선언의 합의 정신에 따라 차질 없이 이행하기로 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상임위 회의에서 상호 존중의 정신을 언급한 것은 미국과 북한이 역지사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북한의 논의 과정에서 뭔가 견해차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상대방 입장에서 이해해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지금 북한과 미국은 충분히 성실하고 진지한 태도를 갖추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북한에 좀 더 유연한 태도로 접근해야 한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 “북한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미국이) 조금 더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미”라고 답했다. 이날 상임위 회의에서 여러 채널을 통해 한·미 간, 남북 간 이견 조율에 나서기로 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핫라인 통화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 간 핫라인 통화와 관련해 “아직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출국을 앞두고 있어 이르면 18일, 늦어도 주말께 두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정상이 통화하면 실제 수준보다 사안이 가지는 의미가 과대하게 해석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며 “최근 북측 반발 등 돌발 변수까지 생긴 만큼 김 위원장의 진의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미국 방문에 앞서 통화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