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작심 비판 "구조적 위기 심각한데 경제팀 고민이 안보인다"
정부의 경기 판단과 정면 배치된 주장으로 논쟁을 불러일으킨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사진)이 이번에는 경제팀을 정색하고 비판했다. 경제가 구조적으로 추락할 위기에 처해 있는데, 내각과 청와대 경제팀에는 이런 고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부의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경제의 구조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한국 경제가 부닥치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요즘 ‘경제하려는 의지’가 기업인들에게 있는가, 경제정책을 능동적으로 기획하고 열정적으로 운용하려는 의지가 공무원 사회에 있는가”라고 물은 뒤 경제를 키우려는 의지보다 나누려는 의지가 더 강한 분위기,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복잡 다양한 규제, 노사 간 불균형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김 부의장은 경제팀의 잘못된 정책 탓에 기업들이 해외로 본사와 공장을 옮기려는 움직임이 도처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특수(特需) 사이클이 끝나갈 조짐이 보이고 중국의 ‘제조 2025’가 해일처럼 밀려오는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대비하고 있는 게 안 보이는 것은 나의 무지 때문인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부의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경제는 망가지고 있는데 정부 내에선 괜찮다는 목소리만 나오고 있어 논쟁을 불러일으키려고 의도적으로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내각과 청와대 경제라인이 경기 지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는 게 문제”라며 “정책을 펼 때 정의감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부작용을 어떻게 극소화할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