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리포트] '기업 天國'으로 탈바꿈한 강동구… 서울 동남부 심장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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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단지 3곳 조성…삼성엔지니어링·이케아 등 국내외 대기업 유치
고덕상업업무단지 내년 착공
이케아·대기업·R&D시설 등
100곳 이상 기업 입주 예정
2007년 들어선 삼성엔지니어링
엔지니어링복합단지 기폭제로
2020년부터 기업들 순차 입주
업무단지 교통인프라도 '착착'
9호선 4단계 '예타' 발표 임박
5호선 1단계 연장구간 내년 개통
고덕상업업무단지 내년 착공
이케아·대기업·R&D시설 등
100곳 이상 기업 입주 예정
2007년 들어선 삼성엔지니어링
엔지니어링복합단지 기폭제로
2020년부터 기업들 순차 입주
업무단지 교통인프라도 '착착'
9호선 4단계 '예타' 발표 임박
5호선 1단계 연장구간 내년 개통
#1. 지난 17일 오전 7시 반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센터. 대형버스를 탄 수십 명의 직장인이 우르르 내려 사옥 정문으로 향했다. 사옥 근처엔 출근하는 차량이 빼곡히 늘어섰고 자전거 주차장은 ‘만석’이었다. 업무용 신축 빌딩도 길을 따라 가득했다.
#2. 같은 날 낮 12시 강동구 한강변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 부지. 반년 전만 해도 논밭과 숲뿐이던 곳에 빌딩을 세우려는 기초작업이 한창이었다. 흙을 가득 실은 덤프트럭이 쉴 새 없이 오가고 포클레인은 연신 땅을 고르고 있었다. 1980년대 초반 택지개발로 조성된 ‘베드타운’ 강동구가 기업 투자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강동구 동부지역은 미개발 부지였다. 그랬던 강동구가 2000년대 후반부터 차례로 첨단업무단지와 제2첨단업무단지(엔지니어링복합단지),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를 유치하면서 환골탈태하고 있다. 강동구 관계자는 이들 단지를 “세 개의 심장”으로 자평했다.
◆‘아파트 대신 기업’ 구민들 외침에…
글로벌 가구회사인 이케아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시설이 들어서는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는 강동구 내 최대 이슈다. 강동구는 이곳에 100여 개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입주기업 선정을 마치고 내년 착공해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준공할 예정이다. 상업시설도 내년부터 공급한다.
고덕상업업무단지는 규제완화와 기업유치를 원한 구민들이 이끌어낸 성과로 평가받는다. 당초 이 부지는 2011년 국토교통부가 고덕강일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주택만 지으려던 곳이다. 구민들은 “강동구가 자립하려면 주택이 아니라 기업을 끌어들여야 한다”며 길거리로 나와 국토부와 정면충돌했다. 강동구는 지구 내 임대주택을 늘리는 대신 상업 업무 부지를 확보하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국토부가 이에 동의하면서 이듬해 12월 지구단위계획이 세워졌다.
강동구는 기업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정지원을 하고 있다. 입주를 원하는 기업엔 사전건축계획을 조건 없이 공개한다. 토지굴착 허가도 안전성 검토 후엔 신속하게 내주는 게 원칙이다. 강석목 강동구 투자유치1팀장은 “입주기업에 별도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서울시 등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강동구는 고덕상업업무단지의 랜드마크 기업으로 이케아를 꼽았다. 서울시 자치구 중 이케아 매장이 들어서는 건 이 단지가 처음이다. 특유의 창고형 매장이 아니라 차별화된 도심형 복합매장으로 설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 매입 및 건축 비용만 5000억여원에 달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형태로 사업을 추진한다. 이달 말 PF에 참여할 자산운용사 등을 선정할 예정이다.
◆삼성엔지니어링 마중물로 기업유치
강동구는 원래 기업의 불모지였다. 10년 전인 2007년까지만 해도 직원 100명 이하 기업은 전무했다. 5명 이하 기업만 90%에 달했다. 전형적인 베드타운이었던 셈이다. 강동구 기업유치의 초석이 된 첨단업무단지 역시 강일2택지지구의 일부였다. 첨단업무단지를 조성하게 된 것도 2007년 주민들의 요구가 발단이 됐다. 마침 삼성엔지니어링이 새 사옥 부지를 물색하던 중이었다. 강동구는 지속적인 협상 끝에 강일지구에 마련된 첨단업무단지로 삼성엔지니어링을 끌어들였다. 산업용 전력 공급 편의를 제공하는 등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이다. 대표적인 예가 상일변전소 개통 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강동구 관계자는 “전력 소비량이 많은 기업이라 전용회선이 확보되지 않으면 사업을 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어렵게 끌어들인 삼성엔지니어링은 기업유치의 기폭제가 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엔지니어링산업 발전 방안의 일환으로 엔지니어링복합단지 사업이 새로 시작됐다. 대통령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보고한 안건이다. 부지 선정을 맡은 한국엔지니어링공제조합은 복합단지를 어디에 조성할 것인지를 두고 경기 과천·의왕시를 후보로 올렸다. 강동구는 이 정보를 입수하고 발 빠르게 움직였다. “첨단업무단지에 삼성엔지니어링, 한국종합기술 등 관련 기업이 밀집해 있어 기반이 조성된 상태”라며 유치전을 벌였다. 이듬해 강동구가 다른 곳을 제치고 엔지니어링복합단지 예비지구로 선정됐다. 현재 서울시 지방산업단지계획심의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토지·지장물조사와 보상 등을 거쳐 이르면 2020년부터 기업이 순차적으로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철 5·8호선 연장
이들 업무단지로 향하는 교통 인프라도 구축되고 있다.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가 들어선 상일동과 경기 하남시 창우동을 잇는 5호선 1단계 연장구간은 내년 개통 예정이다. 현재 공정률이 59%다. 8호선 암사역과 경기 구리, 남양주 별내신도시를 잇는 8호선 연장구간도 지난해 8월 착공했다. 2023년 개통이 목표다. 다만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안(보훈병원~강일1지구)은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고 있다.
낙후된 도로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강동구 선사로와 고덕지구를 잇는 아리수로가 개통했다. 강동구 중심을 가로지르는 천호대로와 게내길 도로 확장 공사도 진행 중이다.
재개발 등 정비사업 역시 활발하다. 집창촌 등이 들어서 있던 천호1도시환경정비구역은 지난해 시공업체를 선정하고 관리처분계획을 수립 중이다. 아파트 990여 가구와 업무시설, 공공청사 등을 새로 짓는다. 천호2구역은 지난해 12월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올 3월부터 이주를 시작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2. 같은 날 낮 12시 강동구 한강변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 부지. 반년 전만 해도 논밭과 숲뿐이던 곳에 빌딩을 세우려는 기초작업이 한창이었다. 흙을 가득 실은 덤프트럭이 쉴 새 없이 오가고 포클레인은 연신 땅을 고르고 있었다. 1980년대 초반 택지개발로 조성된 ‘베드타운’ 강동구가 기업 투자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강동구 동부지역은 미개발 부지였다. 그랬던 강동구가 2000년대 후반부터 차례로 첨단업무단지와 제2첨단업무단지(엔지니어링복합단지),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를 유치하면서 환골탈태하고 있다. 강동구 관계자는 이들 단지를 “세 개의 심장”으로 자평했다.
◆‘아파트 대신 기업’ 구민들 외침에…
글로벌 가구회사인 이케아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시설이 들어서는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는 강동구 내 최대 이슈다. 강동구는 이곳에 100여 개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입주기업 선정을 마치고 내년 착공해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준공할 예정이다. 상업시설도 내년부터 공급한다.
고덕상업업무단지는 규제완화와 기업유치를 원한 구민들이 이끌어낸 성과로 평가받는다. 당초 이 부지는 2011년 국토교통부가 고덕강일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주택만 지으려던 곳이다. 구민들은 “강동구가 자립하려면 주택이 아니라 기업을 끌어들여야 한다”며 길거리로 나와 국토부와 정면충돌했다. 강동구는 지구 내 임대주택을 늘리는 대신 상업 업무 부지를 확보하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국토부가 이에 동의하면서 이듬해 12월 지구단위계획이 세워졌다.
강동구는 기업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정지원을 하고 있다. 입주를 원하는 기업엔 사전건축계획을 조건 없이 공개한다. 토지굴착 허가도 안전성 검토 후엔 신속하게 내주는 게 원칙이다. 강석목 강동구 투자유치1팀장은 “입주기업에 별도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서울시 등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강동구는 고덕상업업무단지의 랜드마크 기업으로 이케아를 꼽았다. 서울시 자치구 중 이케아 매장이 들어서는 건 이 단지가 처음이다. 특유의 창고형 매장이 아니라 차별화된 도심형 복합매장으로 설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 매입 및 건축 비용만 5000억여원에 달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형태로 사업을 추진한다. 이달 말 PF에 참여할 자산운용사 등을 선정할 예정이다.
◆삼성엔지니어링 마중물로 기업유치
강동구는 원래 기업의 불모지였다. 10년 전인 2007년까지만 해도 직원 100명 이하 기업은 전무했다. 5명 이하 기업만 90%에 달했다. 전형적인 베드타운이었던 셈이다. 강동구 기업유치의 초석이 된 첨단업무단지 역시 강일2택지지구의 일부였다. 첨단업무단지를 조성하게 된 것도 2007년 주민들의 요구가 발단이 됐다. 마침 삼성엔지니어링이 새 사옥 부지를 물색하던 중이었다. 강동구는 지속적인 협상 끝에 강일지구에 마련된 첨단업무단지로 삼성엔지니어링을 끌어들였다. 산업용 전력 공급 편의를 제공하는 등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이다. 대표적인 예가 상일변전소 개통 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강동구 관계자는 “전력 소비량이 많은 기업이라 전용회선이 확보되지 않으면 사업을 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어렵게 끌어들인 삼성엔지니어링은 기업유치의 기폭제가 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엔지니어링산업 발전 방안의 일환으로 엔지니어링복합단지 사업이 새로 시작됐다. 대통령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보고한 안건이다. 부지 선정을 맡은 한국엔지니어링공제조합은 복합단지를 어디에 조성할 것인지를 두고 경기 과천·의왕시를 후보로 올렸다. 강동구는 이 정보를 입수하고 발 빠르게 움직였다. “첨단업무단지에 삼성엔지니어링, 한국종합기술 등 관련 기업이 밀집해 있어 기반이 조성된 상태”라며 유치전을 벌였다. 이듬해 강동구가 다른 곳을 제치고 엔지니어링복합단지 예비지구로 선정됐다. 현재 서울시 지방산업단지계획심의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토지·지장물조사와 보상 등을 거쳐 이르면 2020년부터 기업이 순차적으로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철 5·8호선 연장
이들 업무단지로 향하는 교통 인프라도 구축되고 있다.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가 들어선 상일동과 경기 하남시 창우동을 잇는 5호선 1단계 연장구간은 내년 개통 예정이다. 현재 공정률이 59%다. 8호선 암사역과 경기 구리, 남양주 별내신도시를 잇는 8호선 연장구간도 지난해 8월 착공했다. 2023년 개통이 목표다. 다만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안(보훈병원~강일1지구)은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고 있다.
낙후된 도로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강동구 선사로와 고덕지구를 잇는 아리수로가 개통했다. 강동구 중심을 가로지르는 천호대로와 게내길 도로 확장 공사도 진행 중이다.
재개발 등 정비사업 역시 활발하다. 집창촌 등이 들어서 있던 천호1도시환경정비구역은 지난해 시공업체를 선정하고 관리처분계획을 수립 중이다. 아파트 990여 가구와 업무시설, 공공청사 등을 새로 짓는다. 천호2구역은 지난해 12월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올 3월부터 이주를 시작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