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뒤처리 늑장 부리다 물난리… 평창 침수·정선 토사 덮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주민들 "이번 수해는 '人災'"…알파인 스키장 슬로프 타고 토사 흘러
"평창올림픽 때 차항천 강변에 설치한 승하차 시설물 탓입니다. 이런 물난리는 평생 처음입니다. "
밤사이 쏟아진 폭우로 하천이 범람해 67가구가 침수해 138명의 이재민이 난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는 18일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이 마을 주민들은 이날 오전 1시께 잠을 자다가 갑자기 '대피하라'는 안내 방송에 몸만 겨우 빠져나와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대피할 당시 집 앞마당은 이미 토사가 들어 차 질퍼덕거렸고, 물은 방바닥까지 스며들 찰나였다.
주민 김진하(66)씨는 "수십 년째 이 마을에 살면서 이런 물난리를 겪기는 생전 처음"이라며 "올림픽 때 물길을 막아 강변에 설치한 시설물 탓에 빗물이 역류해 마을 전체가 물바다가 됐다"고 토로했다.
이날 폭우에 '차항천' 범람으로 침수된 횡계리 일대는 평창올림픽 개·폐막식이 열린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불과 300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이 마을 인근 차항천 강변에는 올림픽 관련 차량의 승하차 시설을 위해 돌망태 등 구조물을 설치했다. 그러나 올림픽이 끝난 지 석 달이 다 되도록 구조물을 제때 철거하지 않아 이번 폭우로 빗물이 역류하면서 마을 전체가 침수됐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횡계 6리 주광신(56) 이장은 "올림픽이 끝났으니 강변 구조물을 철거해 달라고 수차례 행정기관에 건의했는데 이행되지 않았다"며 "전날 비가 많이 온다는 예보가 있었던 만큼 중장비라도 동원해 물길이라도 터놨다면 이 같은 침수 피해는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침수 피해 주민들은 난생처음 겪는 물난리 탓에 마을회관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또 다른 주민은 "평생 처음 겪는 물난리 탓에 아무것도 가져 나오지 못한 채 겨우 몸만 빠져나왔다"며 "가재도구는 그렇다 하더라도 물 먹은 주택 자체가 붕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이날 오전 수해 현장을 방문, 이재민이 하루빨리 생활에 안정할 수 있도록 피해 주민 지원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는 "차항천 올림픽 시설을 이달 말까지 철저할 예정이었나 5월에 이렇게 많은 비가 올 줄은 미처 몰랐다"며 "호우특보가 발효되자 중장비를 동원해 응급조치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평창올림픽 정선 알파인 스키장 주변도 비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3시 14분께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알파인 스키장 인근에서는 빗물에 휩쓸린 토사가 음식점과 주택 마당까지 덮쳤다.
경기장 주변 2가구 주민 6명은 크로쉬 호텔로 긴급 대피해야 했다.
주민들은 스키장 슬로프를 타고 흘러내린 빗물과 토사가 도로와 상가를 덮쳐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평창올림픽 이후 산림청이 국가안전진단을 통해 알파인 경기장 일원에 대한 붕괴 위험을 경고했으나 강원도가 미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도 관계자는 "경기장 비탈면 보강공사 등 산사태 예방 사업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하기도 전에 많은 비가 내려 피해가 났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사업을 조기에 착공해 집중호우와 태풍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7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내린 비의 양은 홍천 182㎜, 횡성 안흥 164㎜, 평창 면온 150㎜, 홍천 내면 139㎜, 양구 방산 134.5㎜, 철원 119.1㎜, 강릉 115.5㎜, 춘천 106.2㎜, 양양 100.5㎜ 등이다.
"이런 물난리는 처음"...대관령 62가구 침수된 이유?
/연합뉴스
밤사이 쏟아진 폭우로 하천이 범람해 67가구가 침수해 138명의 이재민이 난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는 18일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이 마을 주민들은 이날 오전 1시께 잠을 자다가 갑자기 '대피하라'는 안내 방송에 몸만 겨우 빠져나와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대피할 당시 집 앞마당은 이미 토사가 들어 차 질퍼덕거렸고, 물은 방바닥까지 스며들 찰나였다.
주민 김진하(66)씨는 "수십 년째 이 마을에 살면서 이런 물난리를 겪기는 생전 처음"이라며 "올림픽 때 물길을 막아 강변에 설치한 시설물 탓에 빗물이 역류해 마을 전체가 물바다가 됐다"고 토로했다.
이날 폭우에 '차항천' 범람으로 침수된 횡계리 일대는 평창올림픽 개·폐막식이 열린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불과 300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이 마을 인근 차항천 강변에는 올림픽 관련 차량의 승하차 시설을 위해 돌망태 등 구조물을 설치했다. 그러나 올림픽이 끝난 지 석 달이 다 되도록 구조물을 제때 철거하지 않아 이번 폭우로 빗물이 역류하면서 마을 전체가 침수됐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횡계 6리 주광신(56) 이장은 "올림픽이 끝났으니 강변 구조물을 철거해 달라고 수차례 행정기관에 건의했는데 이행되지 않았다"며 "전날 비가 많이 온다는 예보가 있었던 만큼 중장비라도 동원해 물길이라도 터놨다면 이 같은 침수 피해는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침수 피해 주민들은 난생처음 겪는 물난리 탓에 마을회관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또 다른 주민은 "평생 처음 겪는 물난리 탓에 아무것도 가져 나오지 못한 채 겨우 몸만 빠져나왔다"며 "가재도구는 그렇다 하더라도 물 먹은 주택 자체가 붕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이날 오전 수해 현장을 방문, 이재민이 하루빨리 생활에 안정할 수 있도록 피해 주민 지원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는 "차항천 올림픽 시설을 이달 말까지 철저할 예정이었나 5월에 이렇게 많은 비가 올 줄은 미처 몰랐다"며 "호우특보가 발효되자 중장비를 동원해 응급조치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평창올림픽 정선 알파인 스키장 주변도 비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3시 14분께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알파인 스키장 인근에서는 빗물에 휩쓸린 토사가 음식점과 주택 마당까지 덮쳤다.
경기장 주변 2가구 주민 6명은 크로쉬 호텔로 긴급 대피해야 했다.
주민들은 스키장 슬로프를 타고 흘러내린 빗물과 토사가 도로와 상가를 덮쳐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평창올림픽 이후 산림청이 국가안전진단을 통해 알파인 경기장 일원에 대한 붕괴 위험을 경고했으나 강원도가 미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도 관계자는 "경기장 비탈면 보강공사 등 산사태 예방 사업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하기도 전에 많은 비가 내려 피해가 났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사업을 조기에 착공해 집중호우와 태풍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7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내린 비의 양은 홍천 182㎜, 횡성 안흥 164㎜, 평창 면온 150㎜, 홍천 내면 139㎜, 양구 방산 134.5㎜, 철원 119.1㎜, 강릉 115.5㎜, 춘천 106.2㎜, 양양 100.5㎜ 등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