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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를 읽는데 술술 넘어갔어요. 출연을 결정하기까지 별다른 고민도 없었습니다. 배우 캐스팅도 다 안 됐을 때였는데 오로지 시나리오만 보고 선택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달리는 영화니까 ‘뭐가 어렵겠냐, 한 번 지지고 볶아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배우 조진웅은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독전’(감독 이해영)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조진웅은 실체 없는 마약조직을 잡기 위해 모든 것을 건 형사 원호 역을 맡아 열연했다.

“형사 역할이라 뛰어다니고 맞고 때리는 액션 장면이 많았어요. 그리고 원호 캐릭터를 떠올렸을 때 후덕한 건 안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10㎏ 정도 감량했습니다. 기본적인 체력을 키우는 것도 정말 중요했어요. 작년 7월1일 크랭크인했는데 무더위에 버티려면 체력도 굉장히 필요했습니다. 5개월 동안 액션스쿨에서 무술감독과 직접 부딪치면서 체력을 키웠어요. 감독님이 워낙 독해서 꾀를 부릴 수가 없었죠. 하하.”

체중 감량, 격한 액션 장면 외에도 조진웅은 독전을 통해 또 하나의 특별한 경험을 했다. 마약을 흡입하는 장면을 연기한 것. 실감 나는 연기로 영화에서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조진웅은 그 장면의 숨겨진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웃음을 터뜨렸다.

“소금과 분필 가루로 마약을 대신했어요. 사실 시늉만 하면 되는 부분이었는데 감독님이 ‘컷’을 안 하니까 끝까지 간 거죠. 하하. 소금을 흡입하고 나니까 너무 고통스러웠는데, 눈을 보니 완전히 맛이 간 눈이었어요. 그게 좋더라고요. 고통스러웠지만 그거 하나는 건진 것 같습니다.”

독전에는 조진웅을 비롯해 류준열 박해준 차승원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각자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하며 극의 재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조진웅은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을 언급하며 “다들 너무 얄미울 정도로 잘해서 부럽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박)해준이 말고는 다 처음 함께 작업해보는 배우들이라 기대를 많이 했어요. 호흡을 맞춰 보니 연기는 말할 필요도 없고 그냥 그들이 주는 리액션을 받기만 하면 됐습니다. 너무 즐겁고 유쾌한 현장이었죠. 영화를 찍으면서 지치지 않을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예요. ‘이런 환경이라면 영화를 좀 더 오래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배우 중에서도 조진웅은 류준열과 가장 많이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은 극 중 형사와 마약 조직원의 관계였지만 공조하며 묘한 브로맨스까지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류)준열이한테는 건강한 에너지가 있어요. 저는 촬영하다 보면 지치고 집에 가고 싶었는데, 준열이는 그런 게 전혀 없었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선배로서 더 잘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준열이를 좋아하나 봅니다. 하하. 남자끼리 ‘케미’ 이런 말 쓰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번에 준열이와 브로맨스는 좋은 거 같아요.”

이은진 한경텐아시아 기자 dms3573@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