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21일 오후 3시55분

2021년 시행되는 새 보험업 국제회계처리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는 보험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선제적인 자본 확충을 통해 자산건전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켓인사이트] 신한생명·롯데손보, 후순위채 발행… 자본확충 '시동'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다음달 12일 10년 만기 후순위채 1500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이다. 신한생명이 1990년 설립 이후 처음 찍는 채권이다. 이 채권엔 발행 5년 후인 2023년 6월부터 채권을 조기상환할 수 있는 조건이 붙었다. 신한생명은 다음달 4일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한 수요예측(사전 청약) 결과가 좋으면 발행 금액을 2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11월(900억원)에 이어 또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 초 10년 만기 600억원어치를 사모 방식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이 회사 후순위채도 발행 5년 후부터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후순위채는 만기가 5년 이상 남았을 때는 발행 금액의 100%를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채권이다. 만기가 5년 미만으로 줄면 매년 자본으로 인정되는 금액이 20%씩 줄어든다. 발행 기업이 파산했을 때 투자자가 원리금을 상환받는 순위가 뒤이기 때문에 일반 회사채보다 통상 금리가 높다.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발행이 줄을 잇는 것은 2021년 보험 부채를 시가평가해야 하는 IFRS17 시행을 앞두고 자산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 부채가 늘어나기 때문에 미리 자본을 쌓아야 지급여력(RBC)비율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신한생명(173.7%)과 롯데손보(168.7%)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RBC비율은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조금 웃도는 데 그치고 있다.

다른 보험사들도 자본 확충을 위해 분주하다. 한화생명이 지난달 10억달러(약 1조700억원)어치 영구채를 찍었고, KDB생명은 지난 1월 3044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이어 최근 2억달러(약 2100억원)어치 영구채를 발행했다. 동양생명(3억~5억달러)과 현대해상(5억달러)도 오는 7월을 목표로 영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