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으면서 석유화학업계가 원가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원유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원료로 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나프타 가격이 뛰면 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SK종합화학 등 국내 석유화학회사들이 대체재인 액화석유가스(LPG) 물량 증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이유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나프타 평균 가격은 t당 606.67달러로 전년 동월(478.24달러)보다 100달러 이상 올랐다. 이달 들어서는 상승폭이 더 커져 660달러를 웃돌고 있다. 반면 LPG 가격은 t당 550달러 수준으로 나프타보다 110달러 정도 저렴하다. 석유화학산업 핵심 설비인 나프타분해시설(NCC)은 나프타 외에도 프로판가스 같은 LPG를 원료로 투입할 수 있다. 업계에선 LPG 가격이 나프타의 95% 수준이거나 t당 50달러 이상 싸면 대체 원료로 사용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고유가에 원가 맞추기 걱정"… LPG로 눈 돌리는 석유화학업계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지난해(5만7000t)보다 많은 양의 LPG를 사용할 계획이다. LG화학도 올해 10%인 LPG 사용 비율을 내년에 15%로 올릴 예정이다. 한화토탈은 2019년 가동을 목표로 5400억원 규모의 에틸렌·프로필렌 설비 증설 공사를 하고 있다. 이 설비는 LPG를 원료로 시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가스 사용량을 확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케미칼도 연내 완공되는 전남 여수 에틸렌공장의 증설분(20만t)을 LPG로 충당할 예정이다.

석유화학사의 LPG 수요가 늘자 유통회사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E1은 LG화학, 롯데케미칼과 각각 1600억원대 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