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목소리 쉬고, 목에 딱딱한 혹… 갑상샘암 의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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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발병률 男보다 4배 많고
젊은 나이에도 발병률 높아
종양 크기 0.5㎝ 미만에
림프절 전이·침범 없으면
수술 않고 추적·관찰만
요즘엔 흉터 최소화 위해
절개보다 로봇수술 늘어
젊은 나이에도 발병률 높아
종양 크기 0.5㎝ 미만에
림프절 전이·침범 없으면
수술 않고 추적·관찰만
요즘엔 흉터 최소화 위해
절개보다 로봇수술 늘어
건강검진 등을 통해 갑상샘 초음파 검사를 하는 사람이 늘면서 갑상샘 질환 진단을 받는 사람이 많아졌다. 갑상샘암은 국내에서 환자가 가장 많은 암이다. 갑상샘에 난 혹(결절)이 악성으로 의심되면 조직 검사를 통해 암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갑상샘암은 비교적 치료가 쉬운 암으로 꼽힌다. 그러나 위치에 따라 수술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갑상샘암에 대해 알아봤다.
나비 날개처럼 생긴 호르몬 분비기관
갑상샘은 목 앞쪽에 있는 호르몬 분비 기관이다. 나비 날개 한 쌍 모양으로 생겼다. 신체 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샘 호르몬을 분비한다. 신체를 난로에 비유하면 갑상샘은 온도 조절장치 역할을 한다. 갑상샘 세포에서 돌연변이가 생겨 조직의 한 부분이 커지면 결절이 생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결절이 양성인지, 악성(암)인지를 감별해 진단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갑상샘 결절은 양성 종양이지만 이 중 4~12% 정도가 갑상샘암으로 진단된다. 갑상샘 결절은 자라는 속도가 빠르지 않아 증상을 못 느끼는 환자가 많다. 초음파 검사로 발견할 수 있고 크기가 커지거나 결절이 갑상샘 앞쪽에 있으면 만져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건강검진을 하면서 초음파 검사를 받다가 우연히 발견하기도 한다.
진상욱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샘 결절 모양이나 크기를 보고 악성으로 의심되면 초음파를 보며 하는 세포검사인 세침흡인세포검사를 통해 갑상샘암 여부를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세침흡인세포검사는 주사바늘로 세포를 떼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검사다. 혈액을 뽑아 갑상샘 호르몬 검사도 해야 한다. 가족 중 갑상샘암 환자가 있거나 목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면 갑상샘암 위험이 높다.
쉰 목소리가 나고 주변에 림프절이 만져지며 갑작스럽게 결절의 크기가 커졌을 때도 마찬가지다. 결절이 딱딱하게 만져지기도 한다. 이때는 갑상샘암인지 아닌지를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
크기 작고 위험인자 없으면 추적 관찰만
갑상샘암은 20~60대에 가장 많이 생긴다. 대개 암은 나이가 많을수록 위험이 커지지만 갑상샘암은 젊은 나이에 생기기 쉽다. 갑상샘암과 결절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4배 정도 많이 생긴다. 남성 갑상샘암은 증상이 여성보다 심한 상태에서 발견되거나 재발하는 일이 많다. 안심해서는 안 된다.
갑상샘암으로 의심된다고 모두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크기가 0.5㎝ 미만이고 갑상샘 밖으로 침범하거나 림프절 전이가 없다면 정기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하며 추적·관찰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갑상샘을 모두 잘라내고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하는 것이 표준치료법이었다. 그러나 갑상샘 한쪽에 생긴 초기암은 한쪽만 잘라내는 반절제를 해도 치료 성적이 같다는 것이 입증됐다. 반만 절제한 뒤 반대쪽 조직 갑상샘 호르몬 분비가 원활하거나 암 재발 위험이 낮다면 호르몬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
손바닥 절반 정도 크기인 갑상샘은 기도와 식도, 경동맥과 부정맥, 목소리를 조절하는 되돌이후두신경, 칼슘 대사를 조절하는 부갑상샘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수술 완치율이 높지만 난도는 높은 편이다.
박원서 경희대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는 “갑상샘 전절제술을 받은 환자 중 일부가 수술할 때 부갑상샘이 함께 제거되거나 혈관이 손상돼 부갑상샘 기능 저하증에 빠질 수 있다”며 “이때는 혈액 내 칼슘 수치가 떨어져 손발이 저리고 입술 주변에 이상감각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갑상샘을 제거할 때 되돌이후두신경이 손상되면 수술 후 쉰 목소리가 나오고 1000명당 1~2명은 영구적으로 한쪽 성대 마비가 발생한다”고 했다.
“로봇 수술, 미용 효과 탁월”
이 같은 이유로 세밀하고 정교한 절제수술이 필요하다. 흉터가 적고 의사의 손떨림 등을 보정할 수 있는 데다 수술 부위를 확대해서 볼 수 있는 로봇 수술이 많이 활용되는 이유다.
박 교수는 “로봇 갑상샘 수술은 국내에서 개발된 뒤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라며 “가장 큰 장점은 미용적으로 탁월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갑상샘 절제는 목 앞부위에 5㎝ 크기 절개창을 내고 수술한다. 일부 환자는 눈에 띄는 흉터가 남기도 한다. 로봇 수술은 양쪽 겨드랑이와 유륜을 따라 작은 구멍을 4개 뚫어 수술한다. 최근에는 입술과 아래 잇몸 사이 점막에 3개의 구멍을 뚫고 하는 경구강 로봇 수술법도 개발됐다. 수술 후 상처가 보이지 않는다. 환자 상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이 다르므로 의사와 충분히 상의해 수술법을 결정해야 한다.
박 교수는 “인터넷에 떠도는 갑상샘에 관한 속설에 흔들리지 말고 치료를 맡은 의사를 믿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나비 날개처럼 생긴 호르몬 분비기관
갑상샘은 목 앞쪽에 있는 호르몬 분비 기관이다. 나비 날개 한 쌍 모양으로 생겼다. 신체 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샘 호르몬을 분비한다. 신체를 난로에 비유하면 갑상샘은 온도 조절장치 역할을 한다. 갑상샘 세포에서 돌연변이가 생겨 조직의 한 부분이 커지면 결절이 생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결절이 양성인지, 악성(암)인지를 감별해 진단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갑상샘 결절은 양성 종양이지만 이 중 4~12% 정도가 갑상샘암으로 진단된다. 갑상샘 결절은 자라는 속도가 빠르지 않아 증상을 못 느끼는 환자가 많다. 초음파 검사로 발견할 수 있고 크기가 커지거나 결절이 갑상샘 앞쪽에 있으면 만져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건강검진을 하면서 초음파 검사를 받다가 우연히 발견하기도 한다.
진상욱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샘 결절 모양이나 크기를 보고 악성으로 의심되면 초음파를 보며 하는 세포검사인 세침흡인세포검사를 통해 갑상샘암 여부를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세침흡인세포검사는 주사바늘로 세포를 떼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검사다. 혈액을 뽑아 갑상샘 호르몬 검사도 해야 한다. 가족 중 갑상샘암 환자가 있거나 목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면 갑상샘암 위험이 높다.
쉰 목소리가 나고 주변에 림프절이 만져지며 갑작스럽게 결절의 크기가 커졌을 때도 마찬가지다. 결절이 딱딱하게 만져지기도 한다. 이때는 갑상샘암인지 아닌지를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
크기 작고 위험인자 없으면 추적 관찰만
갑상샘암은 20~60대에 가장 많이 생긴다. 대개 암은 나이가 많을수록 위험이 커지지만 갑상샘암은 젊은 나이에 생기기 쉽다. 갑상샘암과 결절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4배 정도 많이 생긴다. 남성 갑상샘암은 증상이 여성보다 심한 상태에서 발견되거나 재발하는 일이 많다. 안심해서는 안 된다.
갑상샘암으로 의심된다고 모두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크기가 0.5㎝ 미만이고 갑상샘 밖으로 침범하거나 림프절 전이가 없다면 정기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하며 추적·관찰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갑상샘을 모두 잘라내고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하는 것이 표준치료법이었다. 그러나 갑상샘 한쪽에 생긴 초기암은 한쪽만 잘라내는 반절제를 해도 치료 성적이 같다는 것이 입증됐다. 반만 절제한 뒤 반대쪽 조직 갑상샘 호르몬 분비가 원활하거나 암 재발 위험이 낮다면 호르몬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
손바닥 절반 정도 크기인 갑상샘은 기도와 식도, 경동맥과 부정맥, 목소리를 조절하는 되돌이후두신경, 칼슘 대사를 조절하는 부갑상샘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수술 완치율이 높지만 난도는 높은 편이다.
박원서 경희대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는 “갑상샘 전절제술을 받은 환자 중 일부가 수술할 때 부갑상샘이 함께 제거되거나 혈관이 손상돼 부갑상샘 기능 저하증에 빠질 수 있다”며 “이때는 혈액 내 칼슘 수치가 떨어져 손발이 저리고 입술 주변에 이상감각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갑상샘을 제거할 때 되돌이후두신경이 손상되면 수술 후 쉰 목소리가 나오고 1000명당 1~2명은 영구적으로 한쪽 성대 마비가 발생한다”고 했다.
“로봇 수술, 미용 효과 탁월”
이 같은 이유로 세밀하고 정교한 절제수술이 필요하다. 흉터가 적고 의사의 손떨림 등을 보정할 수 있는 데다 수술 부위를 확대해서 볼 수 있는 로봇 수술이 많이 활용되는 이유다.
박 교수는 “로봇 갑상샘 수술은 국내에서 개발된 뒤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라며 “가장 큰 장점은 미용적으로 탁월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갑상샘 절제는 목 앞부위에 5㎝ 크기 절개창을 내고 수술한다. 일부 환자는 눈에 띄는 흉터가 남기도 한다. 로봇 수술은 양쪽 겨드랑이와 유륜을 따라 작은 구멍을 4개 뚫어 수술한다. 최근에는 입술과 아래 잇몸 사이 점막에 3개의 구멍을 뚫고 하는 경구강 로봇 수술법도 개발됐다. 수술 후 상처가 보이지 않는다. 환자 상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이 다르므로 의사와 충분히 상의해 수술법을 결정해야 한다.
박 교수는 “인터넷에 떠도는 갑상샘에 관한 속설에 흔들리지 말고 치료를 맡은 의사를 믿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