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송기 탑승하는 남측 공동취재단 (사진=연합뉴스)
정부 수송기 탑승하는 남측 공동취재단 (사진=연합뉴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취재할 우리측 기자단은 성남공항에서 정부 수송기를 이용해 원산으로 이동한다.

앞서 북한은 극적으로 우리측 명단을 수령하고 방북을 승인하면서 한미정상회담 "북미회담을 안해도 괸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급속히 냉각되던 핵실험장 폐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통일부는 23일 오전 9시, 판문점 연락사무소 개시 통화에서 우리측 2개 언론사 기자 8명의 명단을 북측에 통보했고 북한이 이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우리나라 언론을 포함해 5개 나라의 기자단을 초청한다고 밝혔지만, 이후 우리 측 기자단의 명단 접수를 거부해 와서 '코리아패싱'이 실현되는지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한편 여야는 이날 새벽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미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이번 회담이 북미정상회담 성공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을 내놓았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돈독한 신뢰로 솔직하고 실질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긍정적 신호"라고 말했다.

반면 야당은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키려는 문 대통령의 노력을 평가하면서도 북한에 이용당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발언하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발언하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옥류관 평양냉면 한 그릇에 호들갑을 떨던 정부가 풍계리에서 왕따가 되면서 머쓱해 했다"면서 "간이라도 빼줄 듯이 허허실실 하던 김정은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정부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쌍방 간에 합의됐던 고위급회담이 갑작스레 일방 취소되고 기자들이 풍계리 입구에서 발길을 돌려야 하는 상황도 문제지만 북한이 페이스의 강약을 조절하면서 능수능란한 밀당 외교를 펼치고 있는데 반해 밑도 끝도 없는 낙관론과 환상에 취해있는 문재인 정부의 나이브한 현실인식이 더 큰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장재원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 또한 논평에서 "북미 정상회담 불발을 막기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은 평가하고 싶지만, 판문점선언 잉크도 마르기 전에 온갖 트집을 잡아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친 북한에 대해 중재자를 넘어 보증까지 서겠다는 것이 옳은가"라고 의문을 제기했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북미회담 성사를 위한 중재노력은 평가하지만 정작 북한의 진정한 태도변화를 끌어내지 않으면 성공적인 비핵화 북미회담 개최는 요원하다"며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냉정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오늘부터 25일 사이 날씨가 좋을 때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