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수혜주인데" 지지부진한 정유·화학주…반면 항공주는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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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고유가 수혜주로 분류되는 정유·화학 업종의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원유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정제마진 폭이 줄어 수익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와서다
반대로 통상 고유가가 악재로 작용하는 항공주에 대한 전망은 밝다. 견고한 해외여행 수요가 유가상승이 주는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정유·화학주 '우수수'
2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0.11달러 하락한 72.13달러를 기록했다.
유럽거래소(ICE)의 브렌트유(Brent)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0.35달러 상승한 79.57달러에 마감했다.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가격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77.06달러까지 올라 80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미국의 이란·베네수엘라 경제 제재 우려와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 상승,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의 원유 생산량 감축 등이 유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그간 유가 상승을 저지해 온 셰일오일의 공급량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치솟을 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유가 급등은 통상 정유주와 화학주에 호재로 해석돼 왔다. 하지만 정유주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현재 롯데케미칼은 3.58% 내리는 중이다. SK이노베이션과 GS의 주가도 각각 1.21%와 1.29% 하락했다. 화학주인 금호석유(-4.95%), 대한유화(-3.72%), 한화케미칼(-1.96%), 롯데정밀화학(-1.94%) 등도 줄줄이 내림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원유가격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당장은 이들 업종이 실적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지만 향후 계속해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수록 수익성 훼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원유가격 부담이 커지면 정제마진 폭이 줄기 때문이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유 시황 전망은 밝지 않다"며 "외부적인 요인인 공급 측면에 의한 유가 상승과 내부적 요인인 계절적 정제마진 약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월처럼 공급 우려로 유가가 상승하면 정제마진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 고유가에도…LCC '주목'
반면 항공업종의 주가는 통상적인 시장 전망과는 반대로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일반적으로 항공사는 유가가 상승하면 연료비 부담이 커져 그만큼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주가에도 악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가상승이 항공주에 부담 요인이지만 최근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 고유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를 완화해주고 있다고 봤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여객 수요의 강세를 바탕으로 저비용항공사(LCC)의 이익모멘텀은 그 동안 실적전망을 어렵게 하던 대외변수 영향을 뛰어넘고 있다"며 "1분기 항공사들의 이익 서프라이즈는 유류할증료 효과와 비수기인 3월 흑자달성이 뒷받침했다는 점에서 유가상승과 계절 변동성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킨다"고 말했다.
2분기 유가상승세가 다시 가팔라진 가운데 업종 비수기에 접어들었으나 유류할증료 부과에도 시즌을 가리지 않고 해외여행 수요가 견고하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2분기는 유가상승 부담보다 계절성 완화에 따른 수익성 향상의 여지가 더 크다"며 "국제선 운임과 탑승률이 동반 상승하고 있어 이익개선을 뒷받침한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LCC의 이익모멘텀은 항공업종의 고질적인 디스카운트 요인인 대외변수 영향을 극복하고 있어 주가 역시 과거 패턴에서 차별화될 것"이라며 항공업종에 대한 비중을 늘릴 것을 권했다.
특히 LCC의 경우 상대적으로 유가 상승의 타격을 덜 받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LCC는 대형항공사(FSC)에 비해 유류할증비 총액이 커 연료 비용을 효과적으로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1인당 부과하는 유류할증료는 LCC와 FSC가 유사한 반면, 동일기종의 경우 LCC의 좌석밀도(총 좌석수)와 탑승률이 더 높아 징수하는 유류할증료 총액은 더 많아진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평균 유가를 65달러 수준에서 제주항공의 목표주가를 약 20% 상향 조정했다"며 "유가 상승으로 인한 마진 축소보다는 중단거리 여객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증가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반대로 통상 고유가가 악재로 작용하는 항공주에 대한 전망은 밝다. 견고한 해외여행 수요가 유가상승이 주는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정유·화학주 '우수수'
2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0.11달러 하락한 72.13달러를 기록했다.
유럽거래소(ICE)의 브렌트유(Brent)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0.35달러 상승한 79.57달러에 마감했다.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가격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77.06달러까지 올라 80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미국의 이란·베네수엘라 경제 제재 우려와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 상승,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의 원유 생산량 감축 등이 유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그간 유가 상승을 저지해 온 셰일오일의 공급량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치솟을 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유가 급등은 통상 정유주와 화학주에 호재로 해석돼 왔다. 하지만 정유주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현재 롯데케미칼은 3.58% 내리는 중이다. SK이노베이션과 GS의 주가도 각각 1.21%와 1.29% 하락했다. 화학주인 금호석유(-4.95%), 대한유화(-3.72%), 한화케미칼(-1.96%), 롯데정밀화학(-1.94%) 등도 줄줄이 내림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원유가격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당장은 이들 업종이 실적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지만 향후 계속해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수록 수익성 훼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원유가격 부담이 커지면 정제마진 폭이 줄기 때문이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유 시황 전망은 밝지 않다"며 "외부적인 요인인 공급 측면에 의한 유가 상승과 내부적 요인인 계절적 정제마진 약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월처럼 공급 우려로 유가가 상승하면 정제마진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 고유가에도…LCC '주목'
반면 항공업종의 주가는 통상적인 시장 전망과는 반대로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일반적으로 항공사는 유가가 상승하면 연료비 부담이 커져 그만큼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주가에도 악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가상승이 항공주에 부담 요인이지만 최근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 고유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를 완화해주고 있다고 봤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여객 수요의 강세를 바탕으로 저비용항공사(LCC)의 이익모멘텀은 그 동안 실적전망을 어렵게 하던 대외변수 영향을 뛰어넘고 있다"며 "1분기 항공사들의 이익 서프라이즈는 유류할증료 효과와 비수기인 3월 흑자달성이 뒷받침했다는 점에서 유가상승과 계절 변동성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킨다"고 말했다.
2분기 유가상승세가 다시 가팔라진 가운데 업종 비수기에 접어들었으나 유류할증료 부과에도 시즌을 가리지 않고 해외여행 수요가 견고하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2분기는 유가상승 부담보다 계절성 완화에 따른 수익성 향상의 여지가 더 크다"며 "국제선 운임과 탑승률이 동반 상승하고 있어 이익개선을 뒷받침한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LCC의 이익모멘텀은 항공업종의 고질적인 디스카운트 요인인 대외변수 영향을 극복하고 있어 주가 역시 과거 패턴에서 차별화될 것"이라며 항공업종에 대한 비중을 늘릴 것을 권했다.
특히 LCC의 경우 상대적으로 유가 상승의 타격을 덜 받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LCC는 대형항공사(FSC)에 비해 유류할증비 총액이 커 연료 비용을 효과적으로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1인당 부과하는 유류할증료는 LCC와 FSC가 유사한 반면, 동일기종의 경우 LCC의 좌석밀도(총 좌석수)와 탑승률이 더 높아 징수하는 유류할증료 총액은 더 많아진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평균 유가를 65달러 수준에서 제주항공의 목표주가를 약 20% 상향 조정했다"며 "유가 상승으로 인한 마진 축소보다는 중단거리 여객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증가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