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메리츠화재… 김용범의 '逆발상'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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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 영업 이례적으로 늘리고
보험 인수심사 까다롭게 해
신계약 늘고 장기 손해율↓
전속설계사 성과급 차별화
13회차 유지율 84% 달해
3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익
내년 실적 전망도 '맑음'
보험 인수심사 까다롭게 해
신계약 늘고 장기 손해율↓
전속설계사 성과급 차별화
13회차 유지율 84% 달해
3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익
내년 실적 전망도 '맑음'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사진)의 ‘역발상 경영’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손해보험사의 핵심 수익원인 장기 인보험 실적(초회 보험료 기준)이 업계 1위 수준으로 성장했다. 여기에 계약 유지율은 오르고 손해율은 떨어지는 등 3대 지표가 모두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손보업계에선 메리츠화재가 수십 년간 이어진 업계의 틀을 바꿀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김 부회장이 메리츠화재 사장에 취임한 것은 2015년 2월. 메리츠증권 사장으로 탁월한 성과를 내자 업계 5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메리츠화재를 맡긴 것. 그는 당시 경쟁사들이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독립법인대리점(GA)에 주목했다. GA에 업계 최고 수준의 수수료를 제시하며 GA를 ‘우군’으로 끌어들였다.
영업 아웃소싱을 통해 GA가 메리츠화재 신계약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50.1%에서 지난해 59.9%까지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저렇게 공격적인 영업을 계속하다가는 큰일(사고)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 뒤 1~2년 정도 지나면 손해율 급등으로 문제가 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리츠화재의 장기보험 손해율은 2015년 84.1%에서 지난해 80.8%로 오히려 떨어졌다. 지난 1분기에는 81.9%로 소폭 상승했지만 업계에선 여전히 낮은 편이다. 높은 수수료를 주는 대신 GA의 보험 인수 심사(언더라이팅)를 깐깐하게 한 결과다.
김 부회장은 GA와는 반대로 전속 설계사와 텔레마케팅(TM) 조직엔 ‘메스’를 가했다. 영업조직을 지역본부-영업점 체계로 간소화하고 초대형 거점점포를 도입했다. 책 한 권 분량이었던 수수료 체계는 ‘수당은 월보험료의 1000%, 시책(인센티브)은 100%’와 같이 최대한 간소화했다. ‘얼마를 팔면 얼마를 버는지’ 설계사들이 직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GA로 떠나는 설계사들이 줄었다. 대신 다른 보험사 설계사들이 메리츠화재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올 들어서도 월 평균 150명 이상이 새로 유입되고 있다. 전속 설계사 영업의 문제점이었던 유지율 악화는 유지율에 따라 성과급을 차별화하면서 막았다. 13회차 유지율은 2015년 75.5%에서 지난해 83.2%로 높아졌고, 올 1분기에는 84%까지 상승했다.
‘집토끼(전속 설계사)’와 ‘산토끼(GA)’의 이 같은 활약 속에 메리츠화재 실적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장기 인보험 신계약 초회보험료는 2017년 1분기 173억원에서 올 1분기 304억원으로 75.7% 급증했다. 부동의 업계 1위였던 삼성화재와 선두 다툼까지 벌이고 있다. 장기보험은 질병과 상해, 운전자, 어린이 등을 보장하는 장기 보험을 일컫는다. 손보사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수익원이다.
메리츠화재는 최근 3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렸다. 1분기 순이익은 6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9% 감소했다. 하지만 이 역시 자세히 뜯어보면 ‘장사를 너무 잘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계약 증가에 따라 7년치 비용 1200억원가량을 1분기에 한꺼번에 회계에 반영(상각)한 데 따른 것이다.
메리츠화재 안팎에선 내년 이후 순이익 개선은 더욱 가파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손보업계선 “내년 하반기부터 업계 판도 변화가 수치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부회장은 “증권이든 자산운용이든 보험이든 경영의 본질은 같다”며 “경쟁 환경을 만들고 우수 직원에겐 충분한 인센티브로 보상하는 것이 우리의 성장 방식”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김 부회장이 메리츠화재 사장에 취임한 것은 2015년 2월. 메리츠증권 사장으로 탁월한 성과를 내자 업계 5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메리츠화재를 맡긴 것. 그는 당시 경쟁사들이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독립법인대리점(GA)에 주목했다. GA에 업계 최고 수준의 수수료를 제시하며 GA를 ‘우군’으로 끌어들였다.
영업 아웃소싱을 통해 GA가 메리츠화재 신계약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50.1%에서 지난해 59.9%까지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저렇게 공격적인 영업을 계속하다가는 큰일(사고)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 뒤 1~2년 정도 지나면 손해율 급등으로 문제가 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리츠화재의 장기보험 손해율은 2015년 84.1%에서 지난해 80.8%로 오히려 떨어졌다. 지난 1분기에는 81.9%로 소폭 상승했지만 업계에선 여전히 낮은 편이다. 높은 수수료를 주는 대신 GA의 보험 인수 심사(언더라이팅)를 깐깐하게 한 결과다.
김 부회장은 GA와는 반대로 전속 설계사와 텔레마케팅(TM) 조직엔 ‘메스’를 가했다. 영업조직을 지역본부-영업점 체계로 간소화하고 초대형 거점점포를 도입했다. 책 한 권 분량이었던 수수료 체계는 ‘수당은 월보험료의 1000%, 시책(인센티브)은 100%’와 같이 최대한 간소화했다. ‘얼마를 팔면 얼마를 버는지’ 설계사들이 직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GA로 떠나는 설계사들이 줄었다. 대신 다른 보험사 설계사들이 메리츠화재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올 들어서도 월 평균 150명 이상이 새로 유입되고 있다. 전속 설계사 영업의 문제점이었던 유지율 악화는 유지율에 따라 성과급을 차별화하면서 막았다. 13회차 유지율은 2015년 75.5%에서 지난해 83.2%로 높아졌고, 올 1분기에는 84%까지 상승했다.
‘집토끼(전속 설계사)’와 ‘산토끼(GA)’의 이 같은 활약 속에 메리츠화재 실적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장기 인보험 신계약 초회보험료는 2017년 1분기 173억원에서 올 1분기 304억원으로 75.7% 급증했다. 부동의 업계 1위였던 삼성화재와 선두 다툼까지 벌이고 있다. 장기보험은 질병과 상해, 운전자, 어린이 등을 보장하는 장기 보험을 일컫는다. 손보사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수익원이다.
메리츠화재는 최근 3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렸다. 1분기 순이익은 6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9% 감소했다. 하지만 이 역시 자세히 뜯어보면 ‘장사를 너무 잘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계약 증가에 따라 7년치 비용 1200억원가량을 1분기에 한꺼번에 회계에 반영(상각)한 데 따른 것이다.
메리츠화재 안팎에선 내년 이후 순이익 개선은 더욱 가파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손보업계선 “내년 하반기부터 업계 판도 변화가 수치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부회장은 “증권이든 자산운용이든 보험이든 경영의 본질은 같다”며 “경쟁 환경을 만들고 우수 직원에겐 충분한 인센티브로 보상하는 것이 우리의 성장 방식”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