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인 쓴소리 들은 홍종학 장관
“직업에 귀천이 어딨습니까. 정부가 ‘좋은 일자리’만 너무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일 적게 하고 돈 많이 버는 일자리만 좋은 일자리입니까.”

정재진 예담수산 대표는 23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 앞에서 “정부와 구직자들이 편한 일자리만 강조하다 보니 벤처기업의 구인난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기부가 서울 역삼동 디캠프에서 연 ‘나와라 중기부! 스타트업에 듣는다’ 행사에서다. 그는 “초등학생인 첫째 아들은 아버지처럼 양식장을 운영하는 게 꿈”이라며 “어릴 때부터 균형 잡힌 직업의식을 갖추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담수산은 굴 양식업에 과학적인 방법을 도입한 해양수산 벤처기업이다. 100여 명의 참석자들은 이 말에 공감의 박수를 쳤다.

홍 장관은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에 동의한다”며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강조하다 보니 ‘좋은 일자리’라는 표현을 쓰게 됐다”고 해명했다.

벤처기업 투자가 수도권 쏠림이 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남 창원에서 일자리 매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공태영 기술자숲 대표는 “조선업 불황 등으로 경남지역 경기가 침체하면서 주요 인력이 부산과 수도권 등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정부의 벤처기업 정책마저도 수도권에 쏠려 있다”고 호소했다.

홍 장관은 “정부 지원사업에 지원하는 벤처기업 대부분이 수도권에 몰린 현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전국 다섯 개 지역에 구축할 소셜벤처밸리사업 등에서는 지역 균형을 고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