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의지 의심할 필요 없다"… '김정은 보증인' 자처한 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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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회담 개최 회의론 일자
한반도 중재자서 입장 바꿔
野 "보증 사고 땐 국가적 파탄"
한반도 중재자서 입장 바꿔
野 "보증 사고 땐 국가적 파탄"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간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비핵화와 체제 안정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을 재고할 수 있다며 강경한 태도로 돌아서고 미국 내에서도 회담 회의론이 제기되자 문 대통령이 북한의 진정성을 ‘확언’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문 대통령이 북에 대한 ‘보증인’을 자처한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 비공개 단독회담에서 4·27 남북한 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눈 ‘도보다리 밀담’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정은은 비핵화와 개방 의지, 미국의 체제보장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속내를 전하며 회담 테이블에 앉을 것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한반도 운전자’ 역할을 강조하며 북핵 문제를 한국이 주도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미국과 직접 담판할 뜻을 보이자 문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 사이 ‘중재자’가 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문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중재’보다는 ‘보증’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번은 역사상 최초로 ‘완전한 비핵화’를 공언하고 체제 안전과 경제발전을 희망하는 북한 최고지도자를 대상으로 협상한다는 점에서 이전 협상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태도 변화가 미·북 정상회담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는 조급증 때문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23일 낸 논평에서 “문재인 정권은 신뢰가 담보되지 않은 집단에 보증을 잘못 섰을 때 돌아올 엄청난 부채에 대해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우는 ‘칭찬 외교’ 전략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힘을 통한 평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비전과 리더십 덕분에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게 됐다”며 “지난 수십 년간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일을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해내리라고 저는 확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인 것이 행운”이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북한과의 협상이 잘 이뤄질 것이냐, 안 이뤄질 것이냐는 두고 봐야 하겠다”고 말해 문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미·북 회담의 결과는 별개임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한국어로 답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통역을 듣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예전에 들어봤던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간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비핵화와 체제 안정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을 재고할 수 있다며 강경한 태도로 돌아서고 미국 내에서도 회담 회의론이 제기되자 문 대통령이 북한의 진정성을 ‘확언’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문 대통령이 북에 대한 ‘보증인’을 자처한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 비공개 단독회담에서 4·27 남북한 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눈 ‘도보다리 밀담’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정은은 비핵화와 개방 의지, 미국의 체제보장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속내를 전하며 회담 테이블에 앉을 것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한반도 운전자’ 역할을 강조하며 북핵 문제를 한국이 주도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미국과 직접 담판할 뜻을 보이자 문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 사이 ‘중재자’가 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문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중재’보다는 ‘보증’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번은 역사상 최초로 ‘완전한 비핵화’를 공언하고 체제 안전과 경제발전을 희망하는 북한 최고지도자를 대상으로 협상한다는 점에서 이전 협상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태도 변화가 미·북 정상회담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는 조급증 때문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23일 낸 논평에서 “문재인 정권은 신뢰가 담보되지 않은 집단에 보증을 잘못 섰을 때 돌아올 엄청난 부채에 대해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우는 ‘칭찬 외교’ 전략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힘을 통한 평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비전과 리더십 덕분에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게 됐다”며 “지난 수십 년간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일을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해내리라고 저는 확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인 것이 행운”이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북한과의 협상이 잘 이뤄질 것이냐, 안 이뤄질 것이냐는 두고 봐야 하겠다”고 말해 문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미·북 회담의 결과는 별개임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한국어로 답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통역을 듣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예전에 들어봤던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