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 장관(사진)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하며 중국이 국제질서의 수호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경제의 세계화가 역풍을 맞았고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대두하고 있지만 다자주의를 견지하고 이익 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 시대 흐름에 맞고 각국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또 “협력과 상생을 목표로 새로운 국제관계를 구축하고 국제법에 따라 평등하게 협상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의 보호주의를 겨냥한 발언이다.

왕 장관은 이어 “올해는 중국의 개혁·개방 40주년이 되는 해로 중국은 개방을 확대해 세계 평화의 건설자, 세계 발전의 기여자, 국제질서의 수호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의를 마친 뒤 23일 미국 워싱턴DC를 찾았다. 미·중 무역협상 후속조치와 북한 비핵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서다. CNBC는 왕 장관이 미국의 제재로 경영 위기에 빠진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에 대한 제재를 풀기 위해 미국 측과 조율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ZTE의 제재를 풀어주는 대신 13억달러의 벌금 납부와 경영진 교체를 조건으로 내걸었다고 보도했다.

왕 장관은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미·중 간 이견에 대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달 초 다롄에서 시 주석을 만난 뒤 태도가 달라졌다는 ‘경고성 발언’을 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