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학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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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높아지는 관심에 비해 사람들은 ‘웰다잉(well-dying)’의 구체적인 방법은 잘 알지 못한다.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인간답게 죽는 것일까? 한국죽음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준식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한국학과 교수의 신간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임종학 강의》는 이론서라기보다 존엄한 임종을 위한 실제 준비 방법을 알려주는 ‘죽음에 대한 실전서’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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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을 위해 꼭 필요한 준비물로 최 교수는 ‘유언장’과 ‘사전연명의료서’를 꼽았다. 그는 “유언장은 본인이 세상을 떠난 뒤 가족 사이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책에는 유언장 안에 포함돼야 할 내용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임종 방식, 시신 처리 문제, 본인이 원하는 장례 형태, 제사, 유산 상속, 소유하고 있는 금융정보 등이 그것이다. 유언장에 남긴 가족을 향한 애정 어린 말 역시 유족에겐 큰 위로가 된다. 그는 “법적 효력을 지니려면 민법 제1066조에 따라 꼭 이름, 주소, 날짜, 날인을 기입하고 자필로 적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죽음을 “인간에게 주어지는 마지막 성장 기회”라고 표현했다. 그는 “자기 인생의 의미, 주변인과의 관계 등을 깊게 사유하는 건 대단히 중요한 문제지만 먹고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대부분 이런 질문을 뒤로 미룬다”며 “죽음을 앞두고서야 이런 질문과 대면하며 비로소 내면적으로 성장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임종이 머지않은 상황에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지속하는 관행을 그만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식없이 중환자실에 누워 있기보다 얼마 남지 않은 동안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장례문화에 대해서도 “허례허식이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조문객들이 고인을 제대로 추모하는 시간은 정작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2박3일간 문상받는 대신 고인과 깊은 관계를 맺었던 이들만 초청해 2시간가량 고인을 추모하고 기억을 나누는 시간을 보내는 게 제대로 된 장례식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