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회사 박차고 나온 청춘, 크라우드펀딩으로 기업가 길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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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펀딩으로 창업 꿈 이룬 청년 사업가 3인
서울숲 방향제 내놓은 정현수 와이퍼즐 대표
코르크 스피커 디자인 이연택 이디연 대표
떡에 꽂혀 학교 그만둔 홍연우 라이스블록 대표
와디즈·텀블벅 등 크라우드펀딩으로 창업
서울숲 방향제 내놓은 정현수 와이퍼즐 대표
코르크 스피커 디자인 이연택 이디연 대표
떡에 꽂혀 학교 그만둔 홍연우 라이스블록 대표
와디즈·텀블벅 등 크라우드펀딩으로 창업
‘직장인 사춘기’란 말이 있다.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하며 슬럼프에 빠지는 심리적 불안 상태를 의미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1039명에게 물었더니 이직을 고민하는 ‘사춘기 직장인’이 93%나 됐다. 대부분은 당장 할 일이 없어 그만두지 못한다. 하지만 요즘은 직장과 진학을 포기하고 자신만의 꿈을 찾는 사람도 많다. 경험과 자금이 부족해도 신선한 아이디어만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와디즈와 텀블벅 같은 국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겠다는 청년 사업가들이 등장하고 있다.
대기업 박차고 나와 ‘향기 디자인’
경영학을 전공한 정현수 와이퍼즐 대표(39)는 대기업 전략기획실을 다니다 8년 전 퇴사했다. 어릴 때부터 하고 싶었던 디자인 관련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
‘무인양품’으로 알려진 일본 디자이너 하라 켄야가 쓴 책 《디자인의 디자인(Design of Design)》에 나온 글귀가 사표 쓸 용기를 줬다. ‘디자인은 땅에 발을 붙이고 걸어갈 수 있는 세계다. 관심이 있지만 망설이고 있다면 한발 들여보길 바란다.’
디자인학과에 다시 입학해 학업을 마치고 가구 디자인 회사 와이퍼즐(브랜드명 쿠아르토 에스파시오)을 창업했다. 어느 주말 아침 아들과 함께 서울숲을 걷다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서울숲의 향을 담은 디퓨저(방향제)를 내보면 어떨까.
그는 넉넉지 않은 회사의 자금사정을 고려해 이 아이디어로 와디즈와 텀블벅에서 펀딩을 진행했다. 1000여만원의 자금을 모았다. 사람들은 그가 디퓨저를 출시할 때까지 기다려줬다. ‘서울숲의 향을 담은 디퓨저’는 그렇게 나왔다. 정 대표는 “원래 가구 디자인 회사였지만 디퓨저 반응이 좋아 주력 분야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블루투스 스피커 제작자로 변신
크라우드펀딩으로 창업뿐 아니라 수출까지 이뤄낸 사례도 있다. ‘코르크 블루투스 스피커’가 그 예다. 홍익대 제품디자인과를 졸업한 이연택 이디연 대표(33)는 직장에 다니면서 처음 크라우드펀딩이라는 것을 해봤다. 대학 때부터 그는 스피커에 관심이 많았다. 수많은 스피커를 뜯어봤다. 안은 텅 비어 있었다. 그는 빈 병을 활용하면 울림 통이 커져 더 좋은 소리를 내는 스피커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항상 했다.
외국계 의료기기 회사에서 디자인을 담당하던 그는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내놓고 싶었다. 평소 눈여겨본 와디즈에 코르크 스피커의 구상안을 선보였다. 약 800만원이 모였다. 제품을 생산하는 데는 2000만원이 필요했다.
그는 사람들의 관심이 크다고 보고 자신의 돈을 보태 시제품을 내놨다. 제작한 제품이 다 팔렸다. 주문이 밀려들었다. 그 후 이 대표는 다섯 번의 크라우드펀딩을 해 약 1억원을 모았다.
이 대표는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의 길로 들었다. 이 대표는 “4만원 이하 블루투스 스피커 중에서 가장 휴대하기 편하고 음질이 좋은 제품”이라고 자신했다. 이 대표는 최근 코르크 스피커 5만 개를 멕시코로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10대 청년 사업가를 향한 응원의 손길
1999년생 홍연우 라이스블록 대표(19)는 학업 대신 창업에 나선 사례다.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온라인으로 떡볶이 떡과 양념 등을 파는 사업을 시작했다. ‘라이스(쌀)를 블록으로 삼아 세상의 모든 음식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창업한 회사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알려졌다.
처음 100만원을 목표로 펀딩에 도전했다. 결과는 391명의 투자자가 몰리며 목표액의 10배가 넘는 1147만원이 모였다. 최고 품질이라고 생각하는 떡볶이 떡을 만들기 위한 3년의 노력을 보상받는 순간이었다고 홍 대표는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돈이 아니라 10대의 꿈과 사업에 관심을 보여줬다”며 “그동안 겪은 실패를 위로하고 응원도 해줬다”고 했다.
홍 대표는 모은 자금으로 제조공간을 마련하고 법인도 설립했다. 또 크라우드펀딩 성공 소식에 홈쇼핑과 온라인쇼핑에서 라이스블록의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 매출도 2배 이상 늘어났다. 라이스블록은 연내 떡볶이 배달 전문점을 여는 게 목표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와디즈와 텀블벅 같은 국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겠다는 청년 사업가들이 등장하고 있다.
대기업 박차고 나와 ‘향기 디자인’
경영학을 전공한 정현수 와이퍼즐 대표(39)는 대기업 전략기획실을 다니다 8년 전 퇴사했다. 어릴 때부터 하고 싶었던 디자인 관련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
‘무인양품’으로 알려진 일본 디자이너 하라 켄야가 쓴 책 《디자인의 디자인(Design of Design)》에 나온 글귀가 사표 쓸 용기를 줬다. ‘디자인은 땅에 발을 붙이고 걸어갈 수 있는 세계다. 관심이 있지만 망설이고 있다면 한발 들여보길 바란다.’
디자인학과에 다시 입학해 학업을 마치고 가구 디자인 회사 와이퍼즐(브랜드명 쿠아르토 에스파시오)을 창업했다. 어느 주말 아침 아들과 함께 서울숲을 걷다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서울숲의 향을 담은 디퓨저(방향제)를 내보면 어떨까.
그는 넉넉지 않은 회사의 자금사정을 고려해 이 아이디어로 와디즈와 텀블벅에서 펀딩을 진행했다. 1000여만원의 자금을 모았다. 사람들은 그가 디퓨저를 출시할 때까지 기다려줬다. ‘서울숲의 향을 담은 디퓨저’는 그렇게 나왔다. 정 대표는 “원래 가구 디자인 회사였지만 디퓨저 반응이 좋아 주력 분야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블루투스 스피커 제작자로 변신
크라우드펀딩으로 창업뿐 아니라 수출까지 이뤄낸 사례도 있다. ‘코르크 블루투스 스피커’가 그 예다. 홍익대 제품디자인과를 졸업한 이연택 이디연 대표(33)는 직장에 다니면서 처음 크라우드펀딩이라는 것을 해봤다. 대학 때부터 그는 스피커에 관심이 많았다. 수많은 스피커를 뜯어봤다. 안은 텅 비어 있었다. 그는 빈 병을 활용하면 울림 통이 커져 더 좋은 소리를 내는 스피커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항상 했다.
외국계 의료기기 회사에서 디자인을 담당하던 그는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내놓고 싶었다. 평소 눈여겨본 와디즈에 코르크 스피커의 구상안을 선보였다. 약 800만원이 모였다. 제품을 생산하는 데는 2000만원이 필요했다.
그는 사람들의 관심이 크다고 보고 자신의 돈을 보태 시제품을 내놨다. 제작한 제품이 다 팔렸다. 주문이 밀려들었다. 그 후 이 대표는 다섯 번의 크라우드펀딩을 해 약 1억원을 모았다.
이 대표는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의 길로 들었다. 이 대표는 “4만원 이하 블루투스 스피커 중에서 가장 휴대하기 편하고 음질이 좋은 제품”이라고 자신했다. 이 대표는 최근 코르크 스피커 5만 개를 멕시코로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10대 청년 사업가를 향한 응원의 손길
1999년생 홍연우 라이스블록 대표(19)는 학업 대신 창업에 나선 사례다.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온라인으로 떡볶이 떡과 양념 등을 파는 사업을 시작했다. ‘라이스(쌀)를 블록으로 삼아 세상의 모든 음식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창업한 회사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알려졌다.
처음 100만원을 목표로 펀딩에 도전했다. 결과는 391명의 투자자가 몰리며 목표액의 10배가 넘는 1147만원이 모였다. 최고 품질이라고 생각하는 떡볶이 떡을 만들기 위한 3년의 노력을 보상받는 순간이었다고 홍 대표는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돈이 아니라 10대의 꿈과 사업에 관심을 보여줬다”며 “그동안 겪은 실패를 위로하고 응원도 해줬다”고 했다.
홍 대표는 모은 자금으로 제조공간을 마련하고 법인도 설립했다. 또 크라우드펀딩 성공 소식에 홈쇼핑과 온라인쇼핑에서 라이스블록의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 매출도 2배 이상 늘어났다. 라이스블록은 연내 떡볶이 배달 전문점을 여는 게 목표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