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의 새로운 방향 제시"
“전 제가 누구인지 답을 얻기 위해 항상 갈구해왔습니다. 2016년부터는 사회에서 만들어진 자아가 아니라 진짜 ‘나’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어요. 사회적 체계 안에서 만들어진 아들로서의 나, 친구관계 속의 나, 단체 일원으로서의 나가 아니라 진짜 ‘나’에 대해서 말이죠. 그러다 ‘나’에 대해서는 누구도 판단할 수 없다고 깨달았죠. 그건 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죠.”
그의 이런 생각을 담은 가사가 1번 트랙 ‘good vs evil(feat. 한요한)’의 첫 줄 ‘If I’m the good without awe I’m the god’이다. 직역하면 ‘내가 어떠한 경외심도 없이 선(善)이라면 나는 신이다’다.
이번 앨범은 화려한 피처링 군단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딘, 진보, 우원재, 카더가든, 도끼, 송민호, 박재범, 쿤타, 스컬 등 내로라하는 힙합 뮤지션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춤(feat. 딘·진보)’ ‘비너스’(feat. 우원재·마샬)’ ‘연금술’(feat. 도끼·마이노)’ ‘토루크 막토(feat. 박재범·쿤타·스컬)’처럼 한 곡에서 같이 보기 어려운 아티스트들이 한데 참여한 트랙들이 수록돼 화제를 모았다.
“피처링에 참여한 모든 래퍼에게 앨범의 모든 트랙을 들려주면서 어떤 앨범인지 소개하고, 콘셉트는 무엇이며 왜 만드는지, 제가 깨달은 건 무엇이고, 제 예술관은 무엇인지 공유했죠. 그렇게 부탁했더니 원재와 진보 형은 바로 수락했어요. 특히 진보 형은 그 자리에서 바로 녹음했죠.”
여러 아티스트를 사로잡은 앨범의 콘셉트는 독특하고 매혹적이다. 앨범 전체에 걸쳐 선과 악, 신과 악마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GOØDevil’은 영화 ‘아바타’와 애니메이션 ‘강철의 연금술사’에서 영감을 얻었다.
자메즈는 이처럼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상상력을 일관성 있게 각 트랙에 펼쳐 보였다. ‘토루크 막토’에서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전설의 새를 주제로 삼았던 그가 ‘I met kanye west’에서는 “어젯밤 하늘로 올라가 미국의 래퍼 칸예 웨스트를 만났다”고 털어놓는 식이다.
실험적이고 세련된 사운드도 이번 앨범의 특징이다. 자메즈는 “이 앨범을 통해 사운드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했다. “엔지니어링과 믹싱에만 서너 달을 쏟아부었어요. 그간 국내에서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사운드를 구현하고 싶었거든요. 사운드가 ‘이렇게까지 가능하다’고 입증해보이고 싶었어요.”
김수경 한경텐아시아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