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역대 최대, 수출은 감소…쇠고기·치즈·분유·과일 수입 급증
작년 對美 농축산 무역적자 72억달러… 한미FTA 이후 최대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력이 거세지는 가운데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농축산물 무역적자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축산물 수입액이 역대 최대였던 반면 소폭 증가하던 수출액마저 감소세로 돌아선 결과로, 농업 생산 및 소득의 감소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27일 농협중앙회 보고서 '최근 농업통상 동향과 시사점'이 농수산식품수출지원정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으로부터의 농축산물 수입액은 78억2천900만 달러, 미국으로의 농축산물 수출액은 6억4천100만 달러로, 무역수지는 71억8천8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무역수지 적자 61억3천600만 달러보다 10억5천200만 달러 적자 폭이 커진 결과로, 한미FTA가 발효된 2012년 이후 최대치였다.

지난해 수입액은 전년 68억5천200만 달러보다 9억7천700만 달러, 14.3% 증가한 반면 수출액은 전년 7억1천600만 달러보다 7천500만 달러, 10.5% 줄어들었다.

품목별로는 쇠고기와 치즈, 분유, 과일 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쇠고기 수입량은 19만t으로, 한미FTA 발효 전 평년(2007~2011년) 6만2천t에 비해 205.2% 급증했다.

치즈와 분유 수입량도 한미FTA 발효 전 평년 대비 각각 277.6%, 2천5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리와 포도 수입량 역시 한미FTA 발효 전 평년에 비해 각각 327.5%, 167.1% 늘었다.

이처럼 농축산물 시장에서 무역역조 현상이 심각한데도 미국은 한미FTA와는 별도로 검역기준 등 무역장벽을 언급하며 추가적인 시장 개방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은 '2018 무역장벽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농업 분야 위생검역장벽, 수입정책 및 투자장벽 등에 대해 기술한 바 있다.

농협은 FTA 이후 위생 및 검역은 농축산물 수입 규제의 가장 효과적 수단으로, 이를 완화할 경우 관세철폐보다 더욱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따라 농업 통상 협상 시 농업 부문의 민감성을 최대한 반영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특히 농축산물 수출국의 위생 및 검역 조치 완화 요구에 대비해 세밀한 과학적 조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신선 농산물, 가공식품 등 수출 유망품목 발굴, 수출 관련 정보 제공, 물류 인프라를 확충 등 지원을 통해 고품질 농식품의 수출 기회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