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전날 있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해 회담 결과 늦춘 것도 "김 위원장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날 정상회담 결과를 직접 발표하면서 "공통적으로 갖고 계실 의문에 대해 말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어제 논의한 내용을 왜 어제 바로 발표하지 않고 오늘 발표를 하게 됐나 하는 것이다"라면서 "북측은 북측의 형편 때문에 논의된 내용을 오늘 보도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도 오늘 발표해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장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제2차 남북정상회담장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어 "그래서 어제는 회담 사실만 먼저 알리고 논의한 내용은 제가 오늘 따로 발표를 하게 됐다"며 "언론에 양해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열린 배경에 대해 "그제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고 저는 흔쾌히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단하고 실천할 경우 북한과의 적대관계 종식과 경제협력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면서 "북미 양측이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키고 정상회담에서 합의해야할 의제에 대해 실무협상을 통해 충분한 사전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김 위원장도 이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깜짝 2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다시 마주 앉은 남북정상(사진=연합뉴스)
깜짝 2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다시 마주 앉은 남북정상(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에 이어 다시 한 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통해 전쟁과 대립의 역사를 청산하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두 정상이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여정은 결코 중단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북미정상회담의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에 화답하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6일,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우리는 6월 12일 싱가포르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고 AFP와 A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베네수엘라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자국 시민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밝히고 "그것(6월12일 북미정상회담 개최 검토는)은 변하지 않았고, 회담 논의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