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대학 국제화'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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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철 논설위원 synergy@hankyung.com
![[천자 칼럼] '대학 국제화'의 이면](https://img.hankyung.com/photo/201805/AA.16818765.1.jpg)
우리 역사에 나타난 해외 유학(승려 제외)에 대한 최초 기록은 640년이다. 《삼국사기》에는 고구려 영류왕과 백제 무왕, 신라 선덕여왕이 당의 요청으로 귀족 자제들을 유학생으로 파견했다는 내용이 있다.
한국의 해외 유학생 수는 22만~25만 명을 유지할 정도로 꾸준하다. 외국에서 대학 이상 고등교육기관에 유학 중인 한국인은 작년 기준으로 23만9824명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위상이 커지면서 우리나라를 찾는 유학생도 늘고 있다. 본격적인 외국인 국비 유학생의 시초는 말레이시아다. 최근 말레이시아 총리로 복귀한 마하티르(93)는 1980년대 ‘동방정책(Look East)’ 일환으로 한국에 유학생을 파견했다. 동방정책은 한국과 일본의 발전 모델을 배우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1990년 유학생 파견을 중단했다. “한국의 고임금과 대립적 노사문제까지 배우면 말레이시아가 망할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국적별로는 중국 47.3%, 베트남 21.9%, 몽골 5.3% 등이다. 한국에서 일자리를 구하거나 귀국 후 한국 기업에 취업하려는 중국과 동남아 유학생들의 ‘코리안 드림’이 주요 원인이겠지만, 국내 대학들의 적극적인 유치도 큰 영향을 미쳤다. 등록금과 정원 규제로 재정난에 처한 대학들이 외국인 학생 유치(총정원 10% 이내)로 돌파구를 찾고 있어서다. 유학생이 많으면 대학 평가 ‘국제화 지수’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대학의 유학생 유치 경쟁은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어는 외국인들이 평소 접할 기회가 별로 없는 데다 배우기 어려운 편이어서 언어 습득 장벽이 높다. 국내 대학 입학 조건도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그래서 유학생의 상당수는 수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김태철 논설위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