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수 중 최초로 미국 빌보드 앨범차트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BTS·사진)은 증시에서도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BTS의 세계적 인기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되는 상장사의 주가는 2016년 5월 나온 그들의 히트곡 제목(‘불타오르네’)처럼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요즘 증시에서 ‘BTS 수혜주’로 분류되는 종목은 두 가지로 나뉜다. 이들의 소속사인 비상장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해 보유지분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과 그 연관 종목, BTS 관련 사업을 펼쳐 실적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이다.

반도체 기업 엘비세미콘은 계열사 LB인베스트먼트가 빅히트엔터 지분 11.09%를 보유했다는 이유로 최근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28일 코스닥시장에서 1360원(29.82%) 오른 5920원에 마감했다. 7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엘비세미콘은 지난 24, 25일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해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교육기업 메가스터디 자회사인 메가엠디는 빅히트엔터 지분을 보유한 SV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한 게 호재로 작용해 24일 코스닥시장에서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이달 들어 47.27% 올랐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종목은 아이리버다. 아이리버는 지난 2월부터 빅히트엔터와 에스엠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엔터 3사의 콘텐츠를 멜론과 지니 등 음악 플랫폼 사업자와 핫트랙스 등 음반 도소매업체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 사업을 하기 위해 신설한 콘텐츠사업부는 지난 1분기 62억원의 신규 매출을 올렸다. 황현준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리버는 BTS 효과를 2분기 실적부터 본격적으로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리버는 코스닥시장에서 8일 6760원으로 바닥을 찍은 뒤 상승 반전해 9일부터 이날까지 26.63% 올랐다.

투자자들이 BTS 수혜주로 가장 주목하는 종목은 유가증권시장 상장 게임회사 넷마블이다. 방시혁 빅히트엔터 대표의 친척 방준혁 의장이 최대주주인 넷마블은 지난달 빅히트엔터 지분 25.71%를 2014억원에 취득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단순히 지분투자만 한 게 아니다. BTS 멤버의 캐릭터 등을 활용한 ‘BTS월드’를 개발하는 등 관련 신규 사업도 준비 중이다. 9일부터 상승 궤적을 그리기 시작한 넷마블은 이날까지 12.64% 올랐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