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로 벌어지는 근속연수 '남성 16년 vs 여성 10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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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업 남성 직원이 여성보다 평균 3천만원 이상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출산 또는 육아로 경력단절을 겪으면서 근속연수가 6년 이상 벌어진 것이 보수액 차이를 부른 원인으로 지목된다.

직급이 높을수록 남녀 성비 격차가 커지는 가운데 신입 직원 채용 시에도 여전히 남성 채용자 수가 여성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8개 공공기관의 지난해 남성 1인당 연평균 보수액은 약 9천804만원, 여성의 경우 약 6천782만원이었다.

어림잡아 3천만원 이상 격차가 나는 셈이다.

남녀 보수 격차가 가장 많이 벌어진 곳은 산업은행이었다.

지난해 산업은행 남성 평균보수는 약 1억2천234만원이었고 여성은 절반 수준에 불과한 6천625만원이었다.

격차가 가장 적은 기관은 2016년 설립된 서민금융진흥원으로, 남녀 보수액 격차가 1천738만원 수준이었다.

이외에도 한국예탁결제원(3천444만원), 한국주택금융공사(3천360만원), 예금보험공사(3천197만원) 등의 남녀 보수액 차이가 3천만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는 여성의 출산·육아에 따른 경력단절과 승진 문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근속연수를 따져보면 서민금융진흥원을 제외한 7개 기관의 남성 평균근속연수는 16.18년이었지만 여성은 9.92년으로 채 10년에 못 미쳤다.

산업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임원과 집행부행장, 준법감시인은 물론 1급 직원까지 포함해 총 110명 가운데 여성이 단 한 명도 없다.

2급 직원의 경우도 남성은 364명인 반면 여성은 8명에 불과하다.

예금보험공사도 상임임원과 1∼3급 직원을 통틀어 여성은 단 2명이었고 남성은 188명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설립된 서민금융진흥원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 공통으로 발견됐다.
이들 공공기관의 신규채용 과정에서도 여전히 남성이 여성보다 많이 채용되고 있다.

2016년부터 2018년 1분기까지 약 2년간 정규직 신규채용을 통해 남성 898.5명, 여성 720.5명을 뽑았다.

여성 한 명이 뽑힐 때 남성은 1.3명 뽑힌 셈이다.

연도별로는 2016년도 신규채용으로 남성 345명, 여성 239명이 채용됐고, 지난해에는 남성 540.5명, 여성 478.5명이 뽑혔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 1분기에도 이어져 5개 기관에서 남성 13명, 여성 3명을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채용 인원 집계에서 소수점 이하 숫자가 집계되는 것은 시간선택제 근무자를 전일제로 환산했기 때문이다.

특히 양질의 일자리는 대부분 남성에게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행원은 물론 단시간 근로자 등을 포함하는 전체 신규채용 성비로 보면 여성이 많아 보이지만, 좋은 일자리인 신입행원 공채만 놓고 보면 여전히 남성 비율이 높아서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신규채용을 통해 여성 261명, 남성 260명을 뽑아 여성을 더 많이 채용했지만, 신입행원의 성비를 놓고 보면 결과는 정반대다.

2017년 정규직 신입행원 공채에서 여성은 161명, 남성은 여성의 1.5배에 해당하는 248명을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보증기금도 알리오에서는 지난해 여성 61명, 남성 59.5명을 채용해 여성 신입직원이 많았지만, 이 가운데 5급 수습직원의 성비를 살펴보면 남성 56명, 여성 51명으로 남성이 더 많았다.

금융위 산하 기관은 서민금융진흥원,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중소기업은행, 한국산업은행,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이다.

이 가운데 서민금융진흥원은 2016년 신설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