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효진 인천도시공사 사장이 인천의 도시재생 추진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인천도시공사  제공
황효진 인천도시공사 사장이 인천의 도시재생 추진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인천도시공사 제공
2016년 10월 인천 인구가 서울·부산에 이어 국내 세 번째로 30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2월에는 인천이 서울 다음 도시라는 의미의 신조어 ‘서인부대’가 등장했다. 서인부대는 서울·인천·부산·대구의 머리글자를 딴 것. 인천시는 올해 부산을 앞설 수 있는 근거로 인구수 증가율, 수출액, 지방세 규모 등 각종 경제수치와 성장성을 꼽았다.

인천공항과 인천항 등 육해공 도로교통망이 잘 갖춰진 인천의 도시발전 속도가 가파르다. 시와 함께 도시발전을 견인하고 있는 인천도시공사가 지난 24일 창립 15주년을 맞았다. 황효진 인천도시공사 사장은 “인천은 뉴욕 상하이 요코하마와 경쟁할 수 있는 도시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도시공사는 지난 15년간 인천 도시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했습니까.

“공사는 지난 15년 동안 쾌적한 도시공간을 창조하는 택지개발사업, 시민의 주거안정을 도모하는 주택건설사업·주거복지사업 등을 추진해왔습니다. 검단신도시, 영종하늘도시, 미단시티 등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대규모 신도시 조성으로 지역경제 발전을 이끌었습니다. 반면 인천의 도시개발이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에 치중돼 점차 신·구도심 간 지역격차가 벌어지고, 원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해졌습니다. 인천에서 손꼽히는 원도심인 십정2구역과 송림초교 주변 구역에 노후화된 구도심 정비를 위한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원도심 활성화 사업 시행자로서 도시재생사업에 발 벗고 나설 예정입니다.”

▷인천형 도시재생사업의 특징이 있습니까.

“인천의 주요 원도심은 중구, 동구, 남구, 부평구 등입니다. 전국의 대부분 원도심처럼 쇠퇴하면서 공동화, 노령화를 겪고 있습니다. 게다가 인천은 경제자유구역 등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어요. 원도심의 쇠퇴를 넘어 소멸 단계로 접어들기 전에 재생을 서둘러야 합니다. 인천의 도시재생은 원도심의 역사와 문화를 살리면서 재개발되는 형태로 추진해야 성공합니다. 과거 1970~1980년대 번영했던 중구와 동구의 이야기, 개항의 문화, 최근 영화 촬영 장소 등 문화와 융합하는 도시재생이 필요합니다. 또 신도시 개발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원도심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인천형 도시재생의 핵심입니다.”

▷인천의 대표적 구도심인 중구지역의 활성화가 눈에 띕니다.

“현재 추진되는 인천의 도시재생 모델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지역입니다. 한국 첫 개항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중구의 개항장 지역에는 주말이면 인천시민은 물론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가득 찹니다. 인천역사, 차이나타운, 적산가옥(敵産家屋), 일제강점기 창고 등과 함께 개항의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입니다. 한때는 쇠퇴지역의 표본이었지만 지방자치단체의 끊임없는 투자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로 성공적인 재생지역이 됐습니다. 성공적인 재생도시는 시민들의 주거가 가능해야 하고, 일터가 있어야 하고, 관광과 비즈니스 등 다른 도시와 연계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지자체의 마중물 역할이 중요합니다.”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재원이 있나요.

“막대한 자금 소요가 예상되는 원도심 사업의 재원 확보를 위해 공사는 인천시로부터 아시안게임(AG) 제척부지 사업을 위한 출자금 1153억원, 이 사업의 추진으로 인한 수익 80억원, 검암역세권 공공주택지구 추진에 따른 수익 548억원 등 2024년까지 약 1800억원의 자금 확보가 가능합니다. 또 지속적인 추진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금융기법, 민간참여 사업방식 도입 등 원도심 주민들이 혜택을 가져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습니다. 공사는 곧 ‘원도심 활성화사업 종합추진계획’을 수립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개별 사업을 추진합니다.”

▷인천도시공사의 부평구 십정2구역 사업이 뜨거운 감자입니다.

“십정2구역 사업은 부평구 십정동 216 일원에 공동주택 5678가구를 짓는 사업입니다. 2007년 주거환경개선사업 지구로 지정됐으나 부동산 경기침체와 미분양 우려에 따른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10년간 사업이 지지부진했어요. 뉴 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방식을 도입했지만 임대사업자가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부동산매매계약이 해제되는 진통도 겪었습니다. 이제는 임대사업자의 안정적인 자금 조달로, 자금 조달의 불확실성을 완전히 제거하고 사업추진의 동력을 확보했습니다. 올해 6월 말까지 이주를 완료하고 연말부터 본격적인 건축공사에 착공, 2021년 공사를 완료할 계획입니다. 십정2구역을 단순한 물리적 개발에서 벗어나 원주민과 새로운 입주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상생공간으로 조성할 것입니다. 원도심 주민들이 살아온 생활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장소의 혼’으로 되살리는 도시재생입니다.”

▷또 어떤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고 있나요.

“지난달 24일 인천시와 원도심 활성화 사업 협약을 맺었습니다. 원도심 활성화 프로젝트의 선도 사업으로 동구 송현동 일대 ‘동인천역세권재정비촉진사업’에 사업시행자로 직접 참여합니다. 인천시민들에게 동인천 지역은 과거의 번영을 기대하는 주목받는 곳입니다. 경인고속도로 일반화에 따라 단절된 원도심을 연결하는 ‘인천대로 J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주변 지역을 생활권별로 특화된 도시재생사업으로 추진합니다. 경인아라뱃길 북단 ‘북부권역 개발사업’은 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검단일반산업단지 및 검단택지개발지구와 연계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황 사장은 인터뷰가 끝날 즈음에 “세계 주요 도시들은 거대화·최첨단화·스마트화되면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며 “선택과 집중으로 성장시켜야 할 도시가 있다면 그곳은 바로 인천”이라고 덧붙였다.

황효진 인천도시公 사장은

△1959년생 △제물포고·서울대 동양 사학과 졸업 △서울대 경영학 석사·경 남대 북한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인 일회계법인 이사 △인천발전연구원 비상근감사 △ 인천시 대외협력특보 △인천도시공사 사장(2017년 4월~)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