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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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의제조율을 위해 북한과 실무회담을 벌이는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 등 미국 협상팀은 29일 취재진을 따돌린 채 숙소를 빠져나갔지만, 행선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10분께 파란색 외교 차량 번호판(001)의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호텔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고, 10여 분 뒤 파란색 번호판의 검은색 세단 외교 차량이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연이어 포착됐다.

취재기자들은 호텔 구조상 투숙객들이 차량에 탑승하려면 반드시 로비로 내려와야 한다는 호텔 관계자의 말을 듣고 로비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 관계자는 협상팀 관계자들이 곧 내려올 것이라면서 로비에서 대기하던 기자들에게 호텔 밖으로 나가달라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협상팀은 지하 4층에 있는 호텔 직원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차례로 호텔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이 탄 SUV 외교 차량이 오전 9시 40분께 먼저 호텔을 나서면서 로비에서 대기하던 취재진의 허를 찔렀다.

후커 보좌관이 직원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다는 사실을 파악한 취재진은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으나 호텔 직원들의 제지에 막혔다.

다시 지하 주차장 출입구로 올라간 기자들은 아직 나오지 않은 세단 외교 차량을 기다렸고, 후커가 나간 지 10여 분 뒤인 오전 9시 54분께 모습을 드러낸 세단 안에 성 김 대사와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모습이 포착됐다.

호텔 측은 "(협상팀이) 두 차량에 나눠 지하 4층 직원 엘리베이터 통해 호텔을 나갔다"며 "투숙객이 요청하면 직원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차량에 탑승한 인물들은 운전사를 제외하고 성 김 대사, 후커 보좌관, 슈라이버 차관보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노출을 최소화하려는 듯 경비나 경호 인력을 최소화하면서 보안에 상당히 공을 들인듯한 모습이었다.

협상팀이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묵는다는 사실이 전날 한 매체의 보도로 알려지면서 이날 오전 이른 시각부터 호텔 앞에는 내·외신 기자들이 모여들어 뜨거운 취재 열기를 보이고 있다.

이 호텔에서 투숙하는 캐나다 국적의 릭 우느라우(50) 씨는 카메라를 든 촬영 기자들의 모습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하면서 "혹시 브리트니 스피어스라도 온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